경기 안양시에 설치된 ‘공유냉장고’가 시민들이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27일 안양시에 따르면 지난 1일 만안구 석수2동의 한 식당 앞에 설치된 이 냉장고엔 두유 5박스(120개)가 채워졌다. 한 시민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두유를 구매해 기부한 것이었다. 한 꽃집 사장님은 매주 냉장고에 음식을 채워놓아 주민들은 이 사장님을 ‘꽃집 천사’라고 부른다고 한다. 또 매주 짜장소스를 기부하는 시민도 있다.
안양시가 운영하는 이 냉장고는 주민들이 남거나 사용하지 않는 식료품을 채워놓으면 필요한 사람들이 이를 공짜로 가져가는 곳이다. 지난해 3월 1일 만안구 박달동의 한 교회 앞에 1호점이 만들어졌고, 현재 7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특히 1호점과 2호점은 안양군포의왕과천 공동급식지원센터와 인근 학교 급식의 예비식 기부 협약을 맺기도 했다. 공유냉장고 4호점 인근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지역 정보 공유와 더불어 봉사활동까지 이어가고 있다.
공유할 수 있는 품목은 채소, 과일, 반찬류, 가공식품(통조림·음료수·반조리 식품 등), 빵·떡류 등이다. 안전을 위해 ‘소비기한이 지난 음식’, ‘주류·약품·건강보조식품’, ‘불량 식품’, ‘장기 보관 식품’은 받지 않는다.
각 냉장고에는 관리인이 있어 식품 검수, 제조일을 표기를 하고 있다. 또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소비기한이 지난 음식은 즉시 폐기하고, 매일 밤 10시 이후에 남아있는 음식을 폐기해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공유냉장고가 먹거리 복지 사각지대 해소, 지역 공동체 의식 회복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웃과 정을 나누는 모두의 공간인 만큼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