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생아 수 증가율 전국 1위… 혼인 건수도 늘었다

입력 2025-08-27 15:54

부산의 출생아 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혼인 건수도 동반 증가세를 보이며 저출생 극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5년 6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6월 출생아 수는 1,114명으로 전년 동월(972명)보다 142명 늘었다. 증가율은 14.6%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위였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율은 9.4%였다.

상반기 누계로도 부산의 출생아 수는 6,9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1명(7.5%) 증가했다. 혼인 건수도 늘었다. 6월 혼인 건수는 96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5건(12.3%) 증가했고, 상반기 누계는 6,255건으로 지난해보다 565건(9.9%) 늘었다. 전국 평균 증가율(7.1%)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확정된 통계에서도 반등세가 확인됐다. 2024년 부산의 출생아 수는 1만363명으로 전년 대비 197명 늘었고, 합계출산율은 0.68명으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동시에 오른 것은 9년 만이다.

■ 시 “생애주기별 맞춤 정책 효과”

부산시는 이 같은 반등세가 결혼부터 임신·출산·양육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는 부산형 맞춤 정책의 효과라고 보고 있다.

먼저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공 예식장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리면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고, 출산 가정에는 아동당 최대 100만원의 산후조리비를 지원한다. 전국 최초로 출산 가정에 전기차 보조금도 지급한다. 첫째는 100만원, 둘째 이상은 150만원이 지원된다. 난임 시술비와 냉동 난자 사용 보조생식술 비용을 지원하는 가임력 보존 사업 역시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출산 지원금도 첫째 200만원, 둘째 이상 400만원으로 확대됐으며 부모급여(0세 100만원, 1세 50만원)와 가정양육수당도 지급된다. 임산부 콜택시 ‘마마콜’(월 4만원 한도, 횟수 무제한), 임산부 전용 주차 요금 50% 감면,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지원 등도 운영 중이다.

■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돌봄

시는 보육·돌봄 분야에서도 전국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2024년 ‘한국아동 삶의 질’ 조사에서 부산이 전국 1위를 기록했으며, 시는 이를 보육·돌봄 정책의 성과로 해석하고 있다.

부산은 전국 최초로 ‘부산형 통합늘봄 돌봄 체계’를 구축해 온종일 돌봄을 제공하고 있으며, 어린이집 필요경비와 특별활동비·현장 학습비 등을 지원해 부모 부담을 사실상 ‘제로(Zero)’ 수준으로 낮췄다. 만 12개월 이하 영아를 대상으로 교사 대 아동 비율을 1:2로 개선한 ‘영영아반’을 운영하고, 주중 야간과 주말·공휴일에도 운영하는 ‘365 열린 시간제 어린이집’을 도입했다.

또 입원 아동 돌봄서비스, 다함께돌봄센터 68개소, 지역아동센터 213개소 등 돌봄 인프라를 확충했으며 국공립·공공형 보육시설 이용률도 48%까지 높였다.

■ 의료·문화·주거 지원도 확대

의료와 문화, 주거 정책도 저출생 대응의 축이다. 소아 응급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8곳과 휴일 순환 당번제, 24시간 소아응급진료기관, 소아전문응급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임산부 배려석 알리미 ‘핑크라이트’, 임산부·영유아 전용 주차구역, 아빠 육아 참여 프로그램 ‘100인의 아빠단’, 육아친화마을,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 등은 전국 최초 도입 사례다.

주거 지원도 핵심이다. 청년·신혼부부 대상 ‘평생함께 청년모두가(家)사업’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임대료를 본인 부담 3만원으로 지원하고 자녀 수에 따라 최장 평생까지 혜택을 준다. 신혼부부 주택 융자 및 대출이자 지원, ‘럭키7하우스’ 운영도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정책이다.

■ 하반기 출산 친화 환경 강화

시는 하반기에도 출산·양육 친화 정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임산부·영유아 가족이 참여하는 ‘핑크문화데이’, 가족 달력 그림 공모전, 아빠단 협동 프로그램 ‘함께 육아해요’, 저출생 대응 캠페인 ‘아이가 행복입니다, 부산’ 등이 예정돼 있다. 10월에는 시민공원 내 영유아 전용 놀이공간 ‘당신처럼 애지중지 공공형 키즈카페’가 문을 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부산의 미래인 만큼 저출생 반등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며 “부모가 부담 없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드는 데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