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트럼프 4차례 전화 거부” 대인도 50% 관세 발효

입력 2025-08-27 15:04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뉴델리의 국빈 관저인 하이데라바드하우스에서 시티베니 라부카 피지 총리와 정상회담을 위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최근 수주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차례 전화 통화 시도를 모두 거부했다고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AZ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시도에 대한 모디 총리의 불응을 “분노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신중한 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와 NDTV 등 인도 언론들도 FAZ 보도를 인용했다. 미국과 인도 정부는 모두 FAZ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일본 닛케이 아시아 역시 “모디가 트럼프의 전화를 피하고 있다”며 “인도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예정대로 27일 0시1분(인도시간 오전 9시31분·한국시간 오후 1시1분)을 기해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트럼프는 지난 4월 공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에서 인도에 대해 26%를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양국은 5차례 협상했지만 인도 농업 시장 개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모디에게 농업 시장 개방은 정치적 부담인 탓이다.

모디는 2020년 농업개혁법을 통과시키려다 그해 11월부터 1년간 뉴델리에서 벌어진 농민 시위에 굴복해 입법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인도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기존보다 1% 포인트 내린 25%로 변경했지만 지난 4일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해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며 25%를 추가한 총 50%의 관세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FAZ는 “모디가 모욕감을 느꼈다는 징후가 있다”며 “모디가 트럼프와 대화를 피한 것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에 매긴 50% 관세율은 결국 조정되지 않고 미 국토안보부가 지난 25일 공고한 시점에 적용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트럼프가 인도에 부과한 50% 관세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것”이라며 “인도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려던 미국의 수십년 노력을 뒤집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가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의 무역에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이나 베트남과 비교한 인도의 수출 경쟁력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