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봉지에서 시작된 예배, 전도의 씨앗이 되다”

입력 2025-08-27 11:30
부산 삼성교회는 화요일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콩나물 사역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콩나물 나눔 모습. 교회 제공

부산 금정구 온천천 인근에 자리한 삼성교회(권영만 목사)에는 화요일 새벽마다 긴 줄이 늘어선다. 주민 70~80명이 삼삼오오 모여 손에 작은 봉지를 받아 간다. 봉지 속에는 콩나물이 담겨 있다. 약 4년째 이어져 온 ‘콩나물 나눔’은 이웃과 교회를 잇는 통로이자 지역 전도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다.

삼성교회가 콩나물 나눔을 시작한 것은 코로나19가 진정되던 2022년이었다. 팬데믹으로 17년간 이어오던 무료급식을 중단한 교회는 새로운 대안을 찾다 콩나물 나눔을 택했다. 권영만 목사는 2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무료 급식을 할 수 없을 때, 하나님이 콩나물을 통해 주민과 이어지라는 마음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밥 대신 콩나물이 놓였지만, 그 안에는 지역을 향한 교회의 섬김 의지가 담겨 있었다.

주민들은 교회 앞마당을 넘어 이제는 로비로 들어와 인사를 나누고 차를 마신다. 교회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다.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에도 정기적으로 콩나물이 전해지면서, 그곳은 작은 예배처소가 됐다. 권 목사는 “어르신들이 시간을 멈추고 함께 찬송과 기도로 예배를 드린다”며 “나눔이 신앙의 씨앗을 심는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절기 예배 때면 주민 40~50명이 교회를 찾는 일도 더는 낯설지 않다.

삼성교회에 들린 어르신들이 함께 교제를 나누고 있다. 교회 제공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순천남노회(노회장 유철상 장로)는 ‘순천시니어선교회’를 운영하며 시니어 세대를 선교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고 있다. 시니어들은 풍부한 경험과 지식·전문성·인맥을 사역에 활용하는 총체적 선교 모델에 앞장 서는 것이다.

이 같이 교회와 노회만의 독특한 전도 방식들은 예장통합 총회 전도부흥위원회(위원장 심영섭)가 발간한 ‘총회 전도부흥운동 사례집’에 실렸다. 사례집은 총회 전도부흥운동의 의미와 평가를 비롯해 교회 유형별 성장을 위한 전도전략, 전도부흥운동 우수 사례, 미래 한국교회와 전도부흥운동의 방향 제시 등 네 분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교회 규모별 맞춤형 전도 전략을 제시한다. 소형교회의 경우 성도 개개인의 은사 발굴과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각 성도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도라는 용어 대신 ‘축제’ ‘나눔’ ‘만남’ 등 친근한 표현을 사용해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자립적 운영 시스템을 마련해 교회 내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 소그룹 전도, 온라인팀 운영, 가정방문 등을 통해 관계 중심의 전도를 실천할 것을 권한다.

중형교회는 조직력과 유연성을 동시에 갖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전도 전략이 요구된다. 위원회는 전교인이 함께 참여하는 ‘태신자 작정 시스템’ 연령과 부서 특성에 맞춘 ‘부서별 맞춤형 프로그램’, 은사자 중심의 ‘전문 전도팀 운영’, 구역별 책임제를 통한 ‘전도 진행자 제도’ 등을 주요 전략으로 제안한다. 특히 정기 초청 행사와 전도 컨퍼런스를 정례화해 전도 열기를 확산하고 교육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풍부한 자원과 조직을 기반에 둔 대형교회는 대규모 캠페인과 체계적 관리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교회는 교구별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연간·중장기 전도 목표를 세워 전교인 차원에서 전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IT 기술을 활용한 ‘전도 상황실’을 운영해 실시간 관리와 지원을 가능하게 하며, 데이터 기반으로 새신자 정착과 양육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위원회는 설명한다.

심영섭 예장통합 전도부흥위원장은 “사례집을 통해 각 교회가 보다 체계적인 전도 활동을 펼치고, 미래 한국교회의 전도방향을 모색하는 데 유익한 자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모든 교회가 하나돼 하나님 나라 확장에 앞장설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