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취업사기’로 베트남서 감금된 한국인 3명 구출

입력 2025-08-26 23:02 수정 2025-08-26 23:30
베트남 호찌민시 경찰이 취업 사기로 한국인 3명을 유인, 감금한 중국인 주범 뤄성화(오른쪽)를 심문하고 있다. 베트남뉴스 홈페이지 캡처

한국인 3명이 중국인이 주도한 취업 사기에 속아 넘어가 베트남에서 감금됐다가 현지 경찰에 의해 구출됐다. VN익스프레스·베트남뉴스 등 현지 매체는 호찌민시 경찰이 중국인 뤄성화와 베트남인 공범 3명을 불법 구금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당은 호찌민시 동북쪽 빈즈엉성 한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한국인 3명을 불법으로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여권 사진만 제출하면 베트남에서 고소득 일자리를 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피해자들은 뤄씨 일당에게 항공권, 공항 픽업 서비스, 관련 경비 등을 제공받고 지난 14일 지시대로 호찌민시에 도착했다. 일당은 도착한 피해자들을 빈즈엉성 아파트로 데려간 뒤 감금했다. 이후 돈을 받고 은행 계좌를 넘기거나 450만원씩 보상금을 내라고 요구했다. 베트남 공범들은 뤄씨에게 1인당 50만~100만동(약 2만7000~5만3000원)의 일당을 받고 피해자들을 감금했다.

일당은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이 현지 경찰에 한국인 3명이 불법 감금됐다는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현지 경찰은 피해자들이 감금된 아파트를 단속하고 뤄씨와 공범들을 검거했다. 이후 한국인들을 구출했다.

호찌민시 경찰은 이번 사건처럼 취업 사기를 이용해 베트남으로 사람들을 유인·구금한 뒤 돈을 갈취해 베트남의 공공안전과 질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당국은 다른 지방 당국과 공조해 이런 외국인 인신매매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수사를 펼치고 있다.

최근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는 중국계 등 사기 범죄 조직들이 중국인과 한국인 등 외국인을 유인하거나 납치해 가둬놓고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등 범행을 강요하는 대규모 사기 작업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 미얀마 등 치안 상태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