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통보…“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

입력 2025-08-26 17:48 수정 2025-08-26 17:57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자기 사람으로 채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받는 리사 쿡(사진) 연준 이사를 해임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연준 111년 역사상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한 첫 사례다. 쿡 이사는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사임을 거부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쿡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하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헌법 2조와 1913년 연준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쿡 이사를 이사직에서 즉각 해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미국민은 정책 입안과 연준 감독을 맡긴 이사들의 정직성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금융 사안과 관련한 당신의 기만적이고 범죄일 수 있는 행동을 고려하면 미국민들은 당신을 신뢰할 수 없으며 난 당신의 진실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은 팸 본디 법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했으며 법무부는 쿡 이사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쿡 이사가 2021년 두 채의 주택을 동시에 ‘주거지(primary residence)’로 기재하며 각각 대출을 받는 등 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후 몇 시간 뒤 변호사를 통해 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며 2022년부터 그래왔듯 미국 경제를 돕기 위해 내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쿡은 2022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로, 연준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이사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