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건넨 李대통령 펜은 ‘제나일’ 제품…“文 때부터 인연”

입력 2025-08-26 16:58 수정 2025-08-26 17:18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서명용 펜. 뉴시스(공동취재)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이재명 대통령의 펜은 국내 업체인 ‘제나일’ 제품으로 확인됐다. 약 한 달 반 동안 수작업을 거쳐 완성된 이 제품은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국내에 하나뿐인 펜이라고 한다.

김용현(41) 제나일 대표는 2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초쯤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제작 의뢰를 받았다”며 “약 한 달 반 간의 작업을 거쳐 이번 달 중순쯤 제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에 따르면 대통령실 측은 ‘모나미’의 네임펜이 들어갈 수 있는 펜 케이스를 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모나미는 국내 대표적인 문구 제조 업체다. 대통령실은 ‘무게는 최대한 가벼우면 좋겠고 봉황과 태극 문양을 각인해달라’는 요청을 덧붙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 대통령이 사용할 제품인 만큼) 재료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특히 제나일 제품의 시그니처 재료인 ‘황동’으로 특색을 더했다. 황동 중에서도 납이 함유되지 않아 친환경 재료로 꼽히는 ‘무연황동’을 사용했다. 무연황동은 뛰어난 내구성과 우수한 가공성을 특징으로 한다.

김 대표와 청와대의 인연은 문재인 전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모나미 네임펜이 들어가는 펜 케이스를 제작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때는 별다른 접점이 없다가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의 펜을 또다시 제작하게 됐다.

제나일은 하루 펜 생산량이 10~15개에 불과한 소규모 수작업 공방이다. 목수 출신으로, 주로 가구를 제작하던 김 대표가 나무를 재료로 하는 특별한 펜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9년 전 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으로 언론에 소개되며 현재 펜 주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밀려들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제작 속도가 주문량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 현재 홈페이지의 주문 페이지를 닫아둔 상태”라며 “영광스럽기는 하지만 갑작스러운 큰 관심에 얼떨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 펜은 의뢰를 받아 특별 제작한 만큼 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서명용 펜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펜에 거듭 관심을 표하자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선물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