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돈’ 주프랑스 美대사, 외교부 초치도 무시

입력 2025-08-26 16:25
찰스 쿠슈너 주프랑스 미국 대사가 민간 부동산 사업가 신분이던 2022년 7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며느리 이방카 트럼프의 생모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처인 이바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돈인 찰스 쿠슈너 주프랑스 미국 대사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프랑스 외교부의 초치 통보를 받았지만 무시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쿠슈너 대사는 프랑스 외교부의 초치에 부대사를 대신 보냈다. 외교부 초치에는 통보를 받은 국가의 대사가 응하는 것이 관례다. 쿠슈너 대사의 초치 거부에 대해 미 국무부나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관은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쿠슈너 대사는 지난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낸 서한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나치 독일 치하의 프랑스 영토에서 유대인 강제 추방을 끝낸 파리 해방 81주년을 맞아 프랑스 내 반유대주의 급증,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충분한 조치 부족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에서 유대인이 노상 폭행을 당하지 않는 날이 없고 유대교 회당이나 학교는 훼손을 당하고 있으며 유대인 소유의 사업장이 파괴되지 않는 날이 없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유대계는 이스라엘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고 더타임스는 짚었다.

쿠슈너 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동유럽에서 나치 학살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의 시아버지다. 쿠슈너 대사의 최근 행보는 미국과 프랑스 사이의 외교 마찰 우려를 키우고 있다.

프랑스 외교부는 성명에서 “쿠슈너 대사의 주장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를 초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쿠슈너 대사의 서한과 관련해 더타임스에 “글의 형식과 내용이 모두 용납되지 않는다. 이는 내정 간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