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대구의 모기 수가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음 달부터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26일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이 공개한 ‘2025년 7월 일본뇌염 모기감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동구 우사에 설치된 유문등에 채집된 모기 개체수는 7929마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9116마리)보다 58.5% 줄어든 수준이다.
이처럼 모기의 활동이 지난해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것은 더운 날씨 때문이다. 변온동물인 모기의 활동량과 수명은 바깥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평균기온은 28도였다. 이는 평년보다 1.7도 높고 1973년 이후 역대 여섯번째로 더운 7월이었다.
전문가들은 30도만 넘어도 모기가 활동하기에 적합한 기온이 아니라고 말한다. 겨울철의 경우 모기는 대사활동이 떨어지면서 4~5달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30도가 웃도는 날씨에서는 수명이 1~2주에 그친다고 한다.
특히 폭염에 해당하는 기온인 33도를 넘게 되면 모기는 날기만 해도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는 까닭에 우거진 수풀에 들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폭염이 이어지면 모기가 알을 낳는 물웅덩이가 빨리 말라버려 산란장소가 줄어드는 현상도 또 다른 모기 개체수 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음 달부터 가을에 접어들어 기온이 낮아지면 모기의 활동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기존에는 모기가 7~8월 활동량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 9월로 바뀐 상황”이라며 “지난해도 9월 들어서 모기 활동량이 많아졌기 때문에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