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이 치료비” 1억 기부하고 세상 떠난 폐암 환자 [아살세]

입력 2025-08-26 13:52 수정 2025-08-26 14:04

폐암으로 숨진 60대 여성이 몸이 아픈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평생 모아온 1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21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성덕(63)씨 가족으로부터 1억원을 기부받았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이씨는 건설 현장 일용직과 청소 등을 하며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가족에 따르면 이씨는 외식도 거의 하지 않을 정도로 근검절약하며 악착같이 1억원을 모았다고 합니다.

고 이성덕(63)씨 기부증서. 길병원 제공

인천 서구 소재 빌라에서 혼자 살던 이씨는 감기에 걸린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1년 전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후 병세가 악화해 지난 15일부터 응급실을 거쳐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씨는 치료를 받는 중에도 병원 사회사업팀에 전화를 걸어 “기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문의했고, 가족들에게도 “치료비가 없어 고통을 받는 아픈 아이들에게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줄곧 밝혔다고 합니다.

유가족은 고인 뜻에 따라 장례를 마치자마자, 병원 사회사업팀을 찾아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씨 조카 김모씨는 “폐암으로 아팠던 이모가 ‘아픈 아이들을 위해 남은 재산을 기부해달라'는 뜻을 남겨 기부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김우경 길병원장은 “평생에 걸쳐 모은 재산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남기고 가신 고인의 뜻에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면서 “고귀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건강과 희망을 되찾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