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여사, 생활 속 ‘문화 외교’…전통 공예·음식 등으로 순방 내조

입력 2025-08-26 11:52 수정 2025-08-26 16:20
혜경 여사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친교 일정으로 한일 양국의 전통 매듭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혜경 여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방일·방미 순방에 동행하며 전통 공예와 음식을 체험하거나, 도서관을 방문하는 등의 ‘문화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화려한 이벤트보다는 소박한 생활 문화를 공유하며 상대국과 신뢰를 쌓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 여사는 첫 순방을 앞두고 주요 일정과 활동을 직접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 부인 요시코 여사와의 전통 매듭 체험은 김 여사가 일본과 한국 모두에게 의미 있는 전통 공예라는 의미를 강조하며 직접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행사에서 두 사람은 함께 매듭을 만들며 친교를 나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꽃꽂이 등 여러 문화 체험 제안이 있었지만, 김 여사가 한·일의 인연을 강조할 수 있는 전통 공예로 매듭을 선택했다”며 “양국에 공통된 매듭법이 있다는 사실을 반가워했고, 순방 전부터 틈 날 때마다 미리 연습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국화매듭의 의미를 소개하며 “한·일 양국의 우정이 국화매듭처럼 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요시코 여사는 “풀리지 않을 끈끈한 인연을 맺은 것 같다”며 받은 매듭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주인공들이 매듭으로 만든 노리개를 착용한 사례를 언급하며 문화 협력의 가능성도 강조했다.

이튿날에는 교민이 운영하는 한식당을 찾아 부부가 집필한 한식 요리책을 살펴본 뒤 “저도 요리책을 냈다”며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고 한다. 도쿄 메지로대학 한국어학과 학생들에게는 한국 전통 매듭으로 만든 드림캐처를 선물하며 청년 세대 간 문화 교류도 독려했다.

김혜경 여사가 24일 일본 도쿄의 한인 동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오찬 뒤 식당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의 문화 외교는 미국에서도 이어졌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미국 의회도서관을 찾아 한국 관련 사료를 살펴보며 한국계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존 최고(最古)의 태극기 도안과 ‘김치’의 유래가 기록된 자료 등을 접한 김 여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먼 타지에서도 존중받고 연구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한국계 직원들이 한국 영부인이 미국 의회도서관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며 김 여사를 열렬히 환영했다”면서 “김 여사는 한국계 직원들이 앞으로 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계속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미국 버지니아주의 치매 전문 복지기관 ‘인사이트 메모리 케어 센터’의 미술·음악·운동 등 치료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아리랑’, ‘섬집 아기’ 등 한국의 음악을 감상하기도 했다.

순방 기간 김 여사는 한복을 즐겨 입으며 한국의 전통미를 알리는 등 문화 외교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앞으로도 양국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를 중심으로 조용한 내조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예솔 기자, 워싱턴=최승욱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