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다음 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41%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은 128가구에 그친다.
6·27 대출규제 시행 2달간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이 일단 가라앉은 모양새지만, 서울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 사례도 일부 나오면서 집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정부는 늦어도 다음 달 초에 공급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세제 개편도 단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중개플랫폼 직방은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8월(1만6549가구)보다 33% 감소한 1만1134가구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중 수도권 물량은 5695가구로, 이달(9655가구)보다 41% 축소됐다. 특히 서울은 입주물량이 서울 광진구 포제스한강 128가구뿐이다.
경기 지역 입주 예정 물량은 4692가구, 인천은 875가구로 모두 전월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은 총 5439가구로 이달(6894가구)보다 21%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2022년 1월 3491가구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새 아파트 입주 시장도 6·27 대책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직방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고, 소유권이전 등기 전 세입자의 전세대출 이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수분양자들의 자금계획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전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충당하려던 수분양자들은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부는 전세금 일부를 낮추거나 월세로 전환해 자금 유입을 꾀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분양권·입주권 시장도 쪼그라들었다. 지난 7월 수도권의 분양권·입주권 거래 건수는 644건으로 직전월(6월) 1074건 대비 약 40% 감소했다. 입주 시점에 전세입자의 보증금을 통해 잔금을 충당할 수 없다는 점이 신축 매수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6·27 대출규제 후속대책으로 이르면 이달 말이나 9월 초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직방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매수세가 다시 소폭 증가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고강도 규제 병행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올해 14만5237가구에서 내년 11만1470가구로 23.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4만6767가구에서 2만8355가구로 39%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2027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7년 수도권 전체 입주 예정 물량은 10만5100가구로 올해보다 27.6% 감소하고, 서울(8803가구)의 경우 올해 대비 81.2%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은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집값 안정을 위한 현실적인 공급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