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패 사슬을 끊은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야구 진출의 갈림길에서 KT 위즈와 중요한 일전에 나선다. 8년 만의 포스트시즌 복귀를 노리는 롯데로선 홈런 가뭄에 시달리는 타선과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의 반등이 절실하다.
롯데는 25일 기준 2025 KBO리그에서 59승 5무 57패로 KT와 공동 4위를 달리고 있다. 연패 기간 승패 마진이 급격히 줄면서 6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는 1경기까지 좁혀졌다. 아직 낙담은 이르다. 상위권과의 간격도 크지 않다. 3위 SSG 랜더스와 불과 0.5경기 차로, 상위권 도약도 가능하다.
26일부터 시작되는 KT와의 3연전은 롯데의 남은 시즌 향방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롯데는 이어 다음 주부터 선두 LG 트윈스, 3위 SSG를 연이어 상대한다. 롯데로서는 KT 3연전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롯데는 26일 선발 투수로 이번 시즌 2승(7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 중인 나균안을 예고했다. KT전 성적은 1승(1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하다. KT는 올 시즌 10승 6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한 오원석을 내세운다. 오원석은 롯데를 상대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4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등을 위해선 무엇보다 타선이 살아나야 한다. 롯데는 연패 기간 팀 타율이 0.230으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0.270에 달하는 시즌 팀 타율(2위)에 한참 못 미치며 지독한 빈타에 시달렸다.
‘소총부대’ 오명을 벗는 것도 과제다. 롯데는 시즌 팀 홈런 61개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팀 내 최다 홈런 보유자가 12개에 그친 빅터 레이예스일 정도로 장타력 부재가 두드러진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도 레이예스 한 명뿐이다.
‘캡틴’ 전준우의 복귀까지 버텨내는 것도 관건이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288 7홈런 64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 5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뒤 팀은 연패에 빠졌다. 전준우가 돌아오는 다음 달 초까지는 유강남과 노진혁 등 중고참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마운드에선 벨라스케스가 힘을 보태야 한다. 그는 연패 기간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우승 청부사로 영입됐으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영입 과정에서 그와 맞바꿔 내보낸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보다 못한 성적을 내면서 아쉬움을 키우고 있다. 벨라스케스가 흔들리자 또 다른 외인 투수 알렉 감보아에게도 부담이 더해지면서 동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