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명 속 새로운 사명…‘외로움 품는 공동체’

입력 2025-08-25 17:30 수정 2025-08-25 17:30
장영하 교수가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디지털 전환과 우리의 시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디지털 혁명 시대, 교회는 외로움을 보듬는 공동체여야 한다.”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원장 신원하)은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방향을 제시했다.

장영하 영국 서식스대 교수는 디지털 기술에 의해 가능해진 급진적 변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장 교수는 “AI가 기능을 넘어 지능을 가진 존재로 변하고 있다”며 “의식의 가능성이나 스스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AI의 지능이 인간과 비슷해지거나 인간을 능가한다면 이는 더는 도구가 아닌 하나의 ‘지적 존재’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디지털 혁신 속에서 모든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지만 역설적으로 외로움은 확산한다”며 “교회는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기술에 빼앗기지 않도록 지켜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퍼런스 참가자가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방영균 분당좋은나무교회 목사는 목회자의 관점에서 “교회가 인간의 정체성과 지위를 다시 세우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목사는 두 가지 연결성을 제시했다.

통시적 연결성은 지금까지 발전해온 앞선 시대의 성도들이 남긴 과학, 기술 유산들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그는 “과학기술 영역과 기독교 신앙 사이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난제를 직면하고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며 “우리의 과거 유산을 확인함으로 얻을 수 있는 자부심과 이 시대에 주어진 사명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다.

공시적 연결성은 동시대의 목회자 신앙공동체와 협력하는 자세다. 방 목사는 “하나님은 어떤 시대에서나 교회가 동시대 속 동역자들과 연대하며 동역하길 원하신다”며 “기독교 신앙과 세계관에 제기되는 도전과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업이 무엇보다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방 목사는 “디지털 혁명 시대는 모든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초연결성이 핵심”이라며 “‘연결하는 능력’은 하나님이 그리스도인에게 부여한 사명이기에 지금과 내일, 세상과 교회를 잇는 마음으로 이를 거룩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