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Adam Mickiewicz Institute, IAM)은 올 하반기 한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문화행사에 참여해 폴란드의 다양한 문화 예술을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은 폴란드 문화 예술의 해외 교류를 추진하고 전담하고 있는 국립 문화 기관으로, 지난 12년 간 한국과 250건 이상의 문화 행사 및 40회의 스터디 방문을 성사시켰으며, 이를 통해 양국간 긴밀한 예술 교류와 문화 협업 프로젝트가 탄생할 수 있었다. 올 하반기에도 한국에서 개최되는 4건의 주요 행사를 통해 폴란드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서울공예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한국-폴란드 섬유공예 교류전 ‘집, 옷을 입다(The clothed home)’가 오는 8월 26일부터 10월 19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의복과 생활공간을 잇는 ‘직물’의 의미를 탐구하고, 서로 다른 기후와 문화 속에서 발전해 온 양국의 섬유 공예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와 감각을 새롭게 일깨운다. 또한 기후 위기 시대에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는 8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목포시와 진도군, 해남군 일원에서 열리는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폴란드 현대미술가 프셰미스와프 야시엘스키(Przemysław Jasielski)가 기계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대형 키네틱 설치작품 Remember(me)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유압 장치를 통해 검은 액체를 Plexiglass 홈에 흘려보내며,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듯한 공장 노동자 이미지를 드러낸다. 이는 자동화, 노동의 소멸, 자본 속 인간의 기계화라는 주제를 시적으로 성찰한다. 또한 브뤼셀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타티아나 볼스카(Tatiana Wolska)는 버려진 재료로 제작한 유기적 조각과 드로잉을 선보인다.
오는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개최되는 청주공예비엔날레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폴란드 작가들이 참여한다. 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선정한 작가는 알리샤 파타노브스카(Alicja Patanowska), 베아타 레기에르스카(Beata Legierska), 유스티나 스몰렌(Justyna Smoleń), 마르친 루삭(Marcin Rusak) 등 총 4명이다. 알리샤 파타노브스카는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 도예가이다. 유럽연합 이사회 및 유럽이사회 본부 빌딩 로비에 작품이 전시된 바 있으며,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도 소개된다. 베아타 레기에르스카는 코냐쿠프(Koniakow) 레이스를 전문으로 하는 명인으로, 뛰어난 기술적 완성도와 예술성을 갖춘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구성의 대가로 여러 레이스 공예 대회에서 수상한 바 있다.
유스티나 스몰렌은 화가이자 조각가, 설치작가로 다수의 국제 전시에 참여해왔으며 그의 다양한 작품들은 개인 소장뿐 아니라 여러 국공립 문화기관에서도 소장하고 있다. 또 한 명의 폴란드 현대 예술계의 주목받는 작가인 마르친 루삭은 가치와 덧없음, 그리고 미학의 개념을 탐구하는 예술가이자 융합적 디자이너로, 소멸과 보존 사이의 스펙트럼에서 작업하며 변화하는 가치 개념을 드러내고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네마테크와 공동 주최하는 ‘2025 폴란드영화제’가 오는 9월 2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한국 관객들에게 폴란드 영화의 예술성과 다양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로, 지난 2019년부터 7년 동안 매년 진행해 왔다. 특히 올해에는 폴란드 영화사에서 독창적인 미학과 서사 구조로 손꼽히는 ‘보이치에흐 예지 하스(Wojciech Jerzy Has, 1925-2000)’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회고전이 특별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사실주의적 전통에서 벗어나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와 함께 폴란드 영화학교(우치 영화학교)와 현대 폴란드 여성감독, 신작 등 다양한 장르와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들도 상영될 예정이다. 관람 티켓은 일반 9,000원이며, 자세한 일정과 상영작에 대한 정보는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관계자는 “하반기 다양한 문화 교류 행사를 통해 한국과 폴란드 간 예술적 신뢰와 공동 비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또한 “시각예술, 디자인, 건축, 영화에 이르는 폭넓은 분야에서 폴란드의 창의성과 예술적 깊이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