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김여정은 내가 위인이 되길 바라나보다…비핵화는 김정은·트럼프 합의 내용”

입력 2025-08-25 09:00 수정 2025-08-25 09:00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미국 워싱턴DC로 가는 공군 1호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자신을 향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위인은 아니다’라고 혹평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발언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17년 만에 한·일 양국이 채택한 공동언론발표문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된 것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 역대 정부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입장이라고 알고 있다”며 “당연히 지금 단계에서 이재명정부의 기본적 입장도 한반도 비핵화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일거에, 당장 실현 가능한 목표인가. 그것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지 않느냐”며 자신이 밝힌 ‘동결·축소·비핵화’라는 3단계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이것은 제가 한 이야기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서 한 합의의 핵심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자주 있는 기회가 아니므로 제한 없이 필요한 이야기는 다 해볼 생각”이라며 “북한 문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니까 핵, 북한 등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관한 것은 누가 하든 한 번쯤은 해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김여정 부부장 발언에 대해 “공식 담화에서 제가 위인이 되기 어렵다겠다고 말한 것을 보고 ‘내가 위인이 되길 기대하나보다’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며 웃었다.

이 대통령은 “저는 김 부부장 성명을 보고 화가 나거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안 그랬으면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그것이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한때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해서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이자 자연의 일부라는 의미”라며 “강을 건너야 하는데 깊은 강도, 얕은 강도, 넓은 강도, 좁은 강도 있는 것 아닌가. 왜 강이 넓고 깊냐고 원망한들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는 그냥 강을 건너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든 김여정 부부장이든 그들의 입장이 있을 테니 그들 입장을 고려해 우리가 지향하는 대로,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억제력을 기반으로 해서 대화와 소통으로 군사적 충돌 위협을 최소화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최대한 확보해 경제안정도 누리고 국민 불안도 줄이고 충돌 위험성도 줄이면 대한민국 이익에 부합한 것 아니겠냐”며 “이런 것을 생각하고 일부 표현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 큰 흐름 중에 한 돌출 부분 정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