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이대통령 “트럼프, 협상법 자기 책에 다 써놔…국익 수호가 제 일”

입력 2025-08-25 09:00 수정 2025-08-25 09:00
취임 후 처음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려 기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미국 워싱턴DC로 가는 공군 1호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교에 있어서 여유가 조금 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과할 만큼 국가 중심, 자국 중심 시점”이라며 “우리 역시도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기 위해 과거보다 몇 배 더 노력이 필요한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요구한 대로 다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국익이 최대화될 수 있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변화된 상황이긴 한데, 입지가 과거보다는 많이 어려워진 게 객관적이고 사실”이라며 “그런 어려움조차도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 준비 상황을 묻는 말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 ‘협상의 기술, 거래의 기술’에 다 써놨더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를 통해 그와의 협상을 예습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할 이야기는 안보와 국방비, 관세협상, 그 외 여러 가지가 예측되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실무협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도 하나의 주권국가이고, 주권국가에서 주권자인 우리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다 충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실망스럽게 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 “그리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 그렇게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체결된 한·미 관세협상에서 제외됐지만 미국이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여부에 대해 “언제나 자국의 이익을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기 마련인데, 우리 입장에서도 대한민국에 유리한 새 의제를 제기하거나 기존 합의를 유리하게 하려는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일단 한 합의를 그렇게 쉽게 바꾸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을 가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로부터 대미 협상에 관련 조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매우 우호적으로 대한민국과 미국과의 협상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현장에서 제가 특별히 요청해서 자신과 미국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앞으로 한국이 미국과 협상에서 어떤 점에 주의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협조해주기로 약속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소인수회담이 예정보다 길어진 이유가 사실 미국과의 협상 이야기를 하느라 지연됐다”며 “(이시바 총리가) 아주 자세한 이야기를 해줬다”고 부연했다.

워싱턴=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