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스타탄생 예감’김민솔 “짧게만 치지 말자고 했는데 들어갔다…내주 드림투어 출전 취소해 기쁘다”

입력 2025-08-24 22:44
24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한 김민솔이 아버지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24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한 김민솔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KLPGA

24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김민솔에게 우승을 가져다 준 '위너스 백'.KLPGA

“‘큰 선수가 되려고 지금 아프다’는 부모님 말씀에 마음을 다잡았다.”

24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5억원)에서 추천 선수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준비된 스타’김민솔(19·두산건설)은 우승의 공을 헌신적 뒷바라지를 해준 부모님께 돌렸다.

대회를 마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민솔은 “처음으로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했는데 초반에는 잘 풀리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를 잘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가대표 출신인 김민솔은 이변이 없는한 작년 시드전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KLPGA투어 시드 획득에 실패해 올 시즌 2부인 드림투어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했다.

그는 이 대회 전까지 드림투어 4승으로 상금 순위 1위에 자리해 상위 20명에게 주는 내년 KLPGA투어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한 상태였다.

그는 첫날 10언더파, 이튿날 6언더파를 쳐 선두로 반환점을 돈 뒤 “다음주에 드림투어 출전 신청을 한 상태인데 취소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는 말로 우승을 향한 강한 의욕을 에둘러 표현한 바 있다.

KLPGA투어서 우승하면 2주 뒤에 열리는 대회부터 출전권이 자동으로 주어지는 걸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이 대회 전에 열렸던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때도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자리하며 우승 기회를 잡는듯 했으나 3라운드에서 부진해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첬다.

아픔만큼 성숙해진 것일까, 그러한 과정들이 그의 경기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김민솔은 “올해 자주 선두권에 자리했는데 그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며 “욕심내지 않고 차분하게 기회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마의 3라운드’ 부진으로 최종 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한 때 선두에 2타 차까지 뒤지는 상황도 있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거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게 했다.

하지만 그는 “두 타 이상 벌어진 적이 없어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욕심내지 않고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 16번 홀부터는 승부수를 던져야겠다고 생각해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려 했던 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막판 집중력이 우승 원동력이 됐음을 밝혔다.

김민솔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10m 가량의 먼거리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 이글로 노승희(24·요진건설)의 집요한 추격을 1타 차이로 따돌리 수 있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넣으려는 마음으로 치긴 했는데 들어갈 줄은 몰랐다. 내리막 라인이었는데, 그린이 빠르지 않아 짧게 치지만 말자고 생각했는데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민솔은 작년에 시드전 낙방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온다는 걸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김민솔은 “작년 목표를 이루지 못해 힘들었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오히려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라며 “처음으로 골프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부모님이 ‘큰 선수가 되려니 지금 아픈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동계 전지 훈련에서 스윙 기본기 재점검과 다양한 코스에서 유연한 플레이에 방점을 찍고 연습했다는 김민솔은 “시즌 초 목표는 ‘계속 성장하자’였다. 드림투어에서 잘 준비한 것처럼 이제는 정규투어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