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가 ‘거인’ T1을 쓰러트렸다. ‘비디디’ 곽보성이 해내고 말았다.
KT는 24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마지막 라운드(5라운드) 경기에서 T1에 2대 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KT는 13승15패(-6)가 돼 플레이오프로 직행하는 레전드 그룹 4위를 확정했다. T1은 4연승이 끊겼다. 19승9패(+19)가 돼 한화생명e스포츠(19승9패 +21)에 다시 2위 자리를 내줬다.
레전드 그룹끼리만 대결하는 3라운드 이후 KT가 소위 ‘3강’으로 불리는 젠지와 T1, 한화생명 상대로 매치승을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곽보성이 혼자 고군분투했음에도 부족한 한 끗을 채우지 못해 미끄러졌으나, 이날은 팀원들도 제 몫 이상을 해내면서 이변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에이스가 위기를 넘겨주면, 나머지 팀원들이 보답한다는 선례가 될까. 곽보성(탈리야)의 슈퍼 플레이가 연이어 터져나온 1세트였다. 곽보성은 ‘페이커’ 이상혁(탈리야) 상대로 솔로 킬을 따내면서 경쾌하게 게임을 시작했다. KT는 곽보성의 활약 덕에 드래곤 3개를 연달아 사냥할 수 있었다.
쉬운 게임은 아니었고, 상대의 반격도 거셌다. T1은 특유의 속도전을 펼쳐서 점수를 따냈다. 18분 한타와 19분경 바텀·미드 승전보를 통해 상대보다 앞서나갔다. 3개의 드래곤을 내줬던 이들은 이후 2개의 드래곤을 연속 사냥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도중 곽보성이 다시 한번 슈퍼 플레이에 성공했다. 37분경 그가 미드에서 지각 변동(W)을 상대 2인에게 맞혔다. 곧바로 한타를 건 KT는 마법 공학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하고 내셔 남작 버프까지 챙겼다. 시소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곽보성이 시간을 벌자 나머지 팀원들의 기량도 2세트에 접어들면서 제 궤도에 올랐다. 바텀 듀오가 정교한 스킬 샷으로 주도권을 잡고,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던 ‘퍼펙트’ 이승민(암베사)이 T1의 올인성 다이브를 넘겨 역으로 킬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시작됐다.
T1은 순식간에 불리해진 게임을 뒤집기 위해 과감한 수를 연이어 뒀다. KT가 안정적으로 받아치면서 자신들의 킬 스코어만 일방적으로 높였다. 내셔 남작을 사냥한 이들은 재정비 후 탑으로 진격, 화끈한 다이브로 에이스를 띄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