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자신의 사면을 대통령실에 공개 건의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24일 예방했다. 조 원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후 문 전 대통령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원장에게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 믿었지만, 실제로 와서 대단히 기쁘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길 없는 길을 가야 할지 모르겠지만, 초심을 잃지 말고 굳건하게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날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40분가량 예방했다. 이번 예방은 조 원장 측이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원수원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자리를 함께했다.
조 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사면·복권을 대통령실에 요청한 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원장을 향해 “‘3년은 너무 길다’는 구호로 창당에 나선 결기를 이어나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 깊고 단단하고 넓게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에 조 원장은 “말씀을 깊게 새기겠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예방 뒤 기자들에게 “(출소해서) 나왔으니까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백 전 비서관과 조 원장이 감옥 안에서 환갑을 맞아서 (오늘) 케이크를 갖다 놓고 축하했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입장 교류가 있었는지 묻는 말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 언급이 있었냐는 질문에 “검찰권 오남용 피해를 본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동료들을 격려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합당 문제나 민주당과의 관계 문제 등 정치적 사안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예방 후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자신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을 관람했다.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최 원장,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오늘 영화 내용에는 문재인정부 시절 검찰권 오남용의 문제가 담겨 있고, 대통령 재임 기간 있던 일이라 함께 관람하시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단지 조국이라는 한 사람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25일 경남 양산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 26~28일에는 광주·전남 담양·전북을 찾아 당원 등을 만난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