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문재인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참모들과 함께 사면·복권 후 처음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원장에게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초심을 잃지 말고 굳건하게 길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조 원장은 2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 내외를 만났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이 동행했다. 조 원장 측 의사를 문 전 대통령이 받아들여 성사된 이날 접견 일정은 40분가량 진행됐다.
문 전 대통령은 8개월간의 옥살이를 마친 조 원장에게 “어려운 시절 비를 함께 맞아주는 동료애를 보여줘 고마웠다”며 “오늘 같은 날이 실제로 와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더 넓고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달라”고도 당부했다. 이에 조 원장은 “말씀 깊게 새기겠다”고 화답했다.
혁신당과 민주당 간 관계 설정이나 내년 지방선거·재보궐선거 등은 이날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윤재관 혁신당 대변인은 “오늘 자리는 검찰권 오남용으로 피해를 본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동료, 참모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며 “합당 문제 등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케이크도 등장했다. 수감 도중인 올해 4월과 5월 각각 예순 번째 생일을 맞은 조 원장과 백 전 비서관의 환갑을 뒤늦게 축하하는 의미였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과 조 원장은 서로의 건강에 대한 얘기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환담을 마친 문 전 대통령 내외와 조 원장 일행은 영화관으로 이동해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을 관람했다. 사전에 신청한 혁신당 당원들도 함께했다. 혁신당 관계자는 “조국이라는 한 사람뿐 아니라 문재인정부 검찰권 남용 문제, 12·3 비상계엄에 저항한 시민들의 모습까지 담긴 영화”라며 “문 전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차원에서 동반 관람이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평산마을 예방에 앞서서는 부산 민주공원에 참배 차 들렀다. 조 원장이 남색 정장에 진청색·연청색이 섞인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나자 현장에서 기다리던 80명가량의 지지자들은 “조국”을 연호하며 반겼다.
조 원장은 “지난해 2월 13일 이곳에서 창당을 선언하며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의 조기 종식과 10석 이상의 원내 3당을 약속했다. 두 과제는 이뤄졌지만 더 남은 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요구에 따라 제 역할이 있다면 몸을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우선 당면 과제는 이재명정부 성공이라고도 강조했다. 조 원장은 “이재명정부가 중도보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주 현명한 정책”이라며 “정치 영역에서 ‘좌완투수’가 돼서 훌륭한 우완 정통파 투수들과 함께 극우정당인 국민의힘을 패퇴시키겠다”고 말했다.
부산·양산=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