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전시우의 성장통

입력 2025-08-24 17:32
LCK 제공

디플 기아 ‘시우’ 전시우는 데뷔 시즌 성장통을 견뎌내고 있다.

디플러스 기아는 24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마지막 라운드(5라운드) 경기에서 BNK 피어엑스를 2대 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17승11패(+9)가 됐다. 이들은 일찌감치 라이즈 그룹 1위 완주를 확정지은 바 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전시우는 “그룹 1·2위 간 맞대결에서 2대 0으로 이겨서 기쁘다. 그리고 ‘루시드’ (최)용혁이 형의 기량이 눈에 띄게 올라온 것 같아 앞으로도 팀의 경기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디플 기아의 오더 교통정리

전시우는 “지난 DRX전이 끝나고서 김대호 코치님의 주도 하에 콜 방식을 바꿨다. 앞으로는 용혁이 형이 콜을 하면서 판을 짜고, 나머지 4명의 팀원들은 거기에 따르기로 했다. 하루 스크림을 해보고 오늘 경기에서도 적용했는데 용혁이 형이 정말 듬직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전시우의 말대로 디플 기아는 22일 DRX전이 끝난 뒤 이런 콜 방식을 논의했고, 이튿날인 23일 스크림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전시우는 “정글러 위주로 게임을 하고, 정글러의 컨디션과 턴에 맞춰서 게임을 하니까 편했다. 반대에서 교환 구도가 나오는 상황이 나오는데 이때 판단도 더 쉽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LCK 제공

전시우의 성장통

지난해 2군 최고의 탑라이너로 평가받아 초고속으로 1군 부름(콜업)을 받고, 1·2라운드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던 전시우지만, 3라운드부터는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도 사실이다. 메타와 팀 상황에 따라 자신의 플레이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게, 그에겐 일종의 성장통으로 느껴지고 있다.

특히 ‘너구리’ 장하권과 비슷한 결의 과감한 사이드 플레이와 일대일 시도로 재미를 봐왔던 그에게 사이온, 오른 등의 탱커는 맞지 않는 옷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그도, 팀도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 위해선 반드시 입어야만 하는 옷이다.

전시우는 “탱커로도 라인전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한타는 탱커가 이동기 있는 딜러보다 쉬운 거 같다. 하지만 팀적인 움직임과 콜에 맞춰 행동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혼자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게 익숙하고 그 방식을 선호한다. 탱커를 잡았을 땐 팀과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한데 그 특유의 감각을 내가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좋았어요

“내가 캐리할게.”

이날 경기 시작 전, 화장실 세면대에서 양 팀의 슈퍼 루키가 마주쳤다. 먼저 ‘디아블’ 남대근이 “오늘 내가 캐리하겠다”고 선전포고했고 전시우는 그저 조용히 웃었다. 전시우는 남대근과 아마추어 시절 한 팀에 있어서 친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디아블’ 선수의 캐리 선언, 자신감은 좋았던 것 같다”고 화답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