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8번 홀(파5), 김민솔(19·두산건설)의 10m 가량의 이글 퍼트가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승을 확신한 듯 김민솔은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쥔 채 포효했다. 그리고 투온에 성공한 이다연(28·메디힐)의 이글 퍼트가 홀을 외면하자 피를 말리는 접전에 마침표를 찍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드림투어 강자 김민솔(19·두산건설)이 KLPGA투어 우승에 성공했다. 김민솔은 24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5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2개로 줄이고 버디 3개와 이글 1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269타를 기록한 김민솔은 노승희(24·요진건설)의 추격을 1타 차 2위로 뿌리치고 우승상금 2억7000만 원을 획득했다. 첫날부터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다.
올 시즌 드림투어 4승으로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민솔은 이번 대회에 추천 선수로 출전했다. 이번 우승으로 오는 9월 초에 열리는 메이저대회 KB금융 챔피언십부터 내년까지 KLPGA투어 시드를 획득했다.
KLPGA 투어에서 추천 또는 초청 선수 우승은 2022년 크리스 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 김아림(29·메디힐) 이후 약 3년 만이다. 당시 김아림은 초청 선수였다. 추천 선수로는 2019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유해란(24·다올금융그룹) 이후 6년 만이다.
올 시즌 드림투에서 활동하다 KL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이달 초 제주삼다스 마스터스를 차지한 고지원(21·삼천리)에 이어 두 번째다. 고지원은 시드 확보자 자격으로 출전했다.
김민솔은 대회 1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 신기록인 10언더파를 몰아쳐 우승을 예약했다.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선두를 질주했으나 3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또 다시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를 자아냈다.
김민솔은 앞서 열린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 2라운드에서도 선두에 오르며 우승을 예고했으나 3라운드 부진으로 공동 3위에 그친 바 있다. 이번 대회는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임했다. 15번 홀(파4)까지 1타를 잃었을 때만 해도 그 악몽이 되살아 나는 듯했다.
하지만 16번 홀(파3) 7m, 17번 홀(파4) 4m, 그리고 18번 홀 이글 등 마지막 3개 홀에서 4타를 줄여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 이글이 압권이었다.
이다연과 함께 두 번째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려 연장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불리한 상황에서 믿기지 않은 퍼트가 성공하면서 올 시즌 출전한 KLPGA투어 5번째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김민솔은 “기대하지 않았던 우승이 나왔다”며 울먹이면서 “남은 시즌 정규투어에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다연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이글 퍼트를 놓친데 이어 1.5m 가량의 버디 퍼트마저 놓쳐 공동 3위(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시즌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홍정민(23·CJ)은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는 무서운 뒷심으로 공동 3위에 입상, 이예원(22·메디힐)을 제치고 대상 포인트 부문도 1위로 올라섰다.
KLPGA투어 최다승인 통산 20승에 도전한 박민지(27·NH투자증권)은 6번 홀(파3)에서 자신의 투어 첫 홀인원을 기록하는 등 이날 4타를 줄여 공동 9위(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에 입상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