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정상 모두 기독교 배경…“미래지향적 협력”

입력 2025-08-24 15:03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정상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 증진에 방점을 찍은 한일 정상회담이 17년 만에 공동 언론 발표문을 채택하며 23일 회담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간 단절됐던 정상 간 공식 문서 형태의 발표가 재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양국 정상이 모두 기독교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21대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2일 성남주민교회를 찾아 국가 비전을 밝혔다. 이 교회는 20여년 전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했던 곳이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20대 대선 기간이던 2022년 3월 4일 CBS 라디오 연설을 통해 하나님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이끈 운명의 장소, 처음 정치를 결심한 공간이 교회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대학 때부터 CCC 활동을 했던 기독교인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외증조부부터 4대째 신앙을 이어온 기독교인이다. 기독교인 비율이 전체 인구 중 1% 수준인 일본에서는 흔하지 않은 신앙 경력이다. 이시바 총리는 외증조부인 가나모리 미치토모가 세운 일본기독교단 소속 돗토리교회에 출석했다.

외증조부는 일본 교토 도시샤대를 설립한 기독교 교육자 니지마 조의 제자로 훗날 목사가 됐다. 이시바 총리는 18세 때 세례를 받은 뒤 학창 시절 교회학교 교사로도 봉사했다. 평소 누가복음 18장 14절의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는 메시지를 암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는 가타야마 데쓰(1947~1948년 재임), 하토야마 이치로(1954~1956년 재임) 총리 등이 기독교 신앙을 가진 지도자였으나 모두 1965년 한일협정 체결 이전에 재임했기 때문에 양국 기독교인 정상이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다. 이 시기는 장로였던 이승만 대통령의 재임 기간과 겹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