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정상회담 만찬서 ‘안동찜닭’ 내놓은 이유

입력 2025-08-24 12:09 수정 2025-08-24 13:25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와 양국 정상 부부 친교 행사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직후 만찬에서 서로의 고향 음식을 나눴다. 만찬상에는 ‘이시바식 카레’와 안동 찜닭, 안동 소주, 돗토리현 맥주가 나란히 올랐다. 이 대통령의 고향은 경북 안동이고, 이시바 총리의 고향은 돗토리현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어젯밤 정상회담이 끝난 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상 만찬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만찬에는 위 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배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과 다치바나 게이이치로 관방 부장관 등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시바 총리는 대학 재학 4년 동안 카레를 주로 먹었다고 할 정도로 카레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날 나온 카레도 ‘이시바식 카레’였는데, 이시바식 카레는 인터넷에도 많이 조리법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고 전했다.

만찬장에서 이시바 총리가 “대학 시절 내내 카레를 즐겨 먹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캔디즈 노래 들으며 카레 먹는 청년 이시바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해 참석자 모두가 웃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시바 총리가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출시된 모든 라면을 다 가져오려고 했지만 부피가 커 포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 실장은 “일본이 한국을 배려한 여러 모습이 관찰됐다”며 “안동 소주와 돗토리 현대산업개발 맥주를 배치한 것은 한·일 간 협력과 화해 의지를 내비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메뉴에는 일본산 청주, 김치를 고명으로 올린 한국식 장어구이도 포함됐다. 일본 측에선 복숭아를 좋아하는 이 대통령의 선호를 고려한 오카야마산 백도도 마련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