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견제에도 ‘광폭행보’ 조국…오늘은 문재인, 내일은 권양숙

입력 2025-08-24 06:32 수정 2025-08-24 13:09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24일 부산민주공원을 참배한 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튿날에는 경남 양산의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난다.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사면 이후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음에도 그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광폭 행보를 보이자 여권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부산민주공원을 찾는다. 부산은 조 전 대표의 고향이면서 조국혁신당 창당을 선언했던 장소로 그에게 정치적 의미가 깊은 곳이다. 조 전 대표는 참배 뒤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후 자신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을 관람한다.

그다음 일정은 봉하마을이다. 조 전 대표는 25일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 여사를 예방할 계획이다. 26~28일에는 광주, 전남 담양, 전북을 찾아 당원 간담회 등을 열 계획이다. 그가 호남 지역에 공들이는 것을 두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남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경쟁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앞서 조국혁신당은 지난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을 이겼다.

조 전 대표는 출소 사흘 만인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면서 본격적으로 언론 앞에서 섰다.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당대표 복귀와 내년 6월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강조했다. 당대표 복귀 움직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1일 조 전 대표의 복당을 의결했고 이와 동시에 그는 당 싱크탱크인 혁신정책연구원 원장이 됐다.

조 전 대표는 당분간 굵직한 행사를 이어가며 존재감 과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에는 북 콘서트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격적인 특별사면 감행 이후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으나 조 전 대표가 이와 무관하게 ‘자기 정치’를 위한 몸집 키우기에만 나서고 있어서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BBS 라디오에서 “조 전 대표 사면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하며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또 “이재명정부 최초로 사면으로 복귀한 정치인으로서 많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조금 신중한 행보를 하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공개 주장했던 강득구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국회에서 “조 전 대표가 성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오자마자 개선장군인 것처럼 ‘언제 출마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낸다”며 “국민의 마음에는 한편에선 ‘자숙의 모습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