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한 켤레도 못 챙기고 도망쳤다… 보조배터리 화재로 사택 전소”

입력 2025-08-23 14:29 수정 2025-08-23 20:31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생명을 지켜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지난 19일 늦은 밤 경기도 양주의 한 교회에서 사역하는 윤석종(가명) 목사의 사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가족 4명이 모든 것을 잃고 긴급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화재는 충전 중이던 보조배터리에서 시작됐다. 삽시간에 침실 서고 거실까지 번진 불길로 사택이 전소되면서 약 5천만원 상당의 가재도구와 생활용품이 모두 소실됐다. 윤 목사는 화재 발생 직후부터 끝까지 연기 속에서 화재 진압에 나섰다. 초기 진압은 소화기와 소화전 물호스로 했지만 불길이 번지자 소방관이 도착해서 끌어내 나올 수 있었다.

윤 목사 부부와 자녀들은 신발 한 켤레, 옷 한 벌조차 챙기지 못한 채 급히 대피해 생명만을 건졌다. 현재 가족들은 시의 긴급구호 조치에 따라 1주일간 모텔에 임시 거주 중이다. 갑작스러운 화재로 생필품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 당장 생활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인 교회는 설상가상으로 이미 지난 6월 강풍으로 인해 교회의 상징이던 종탑이 붕괴하는 피해를 당한 상태였다. 현재 아동을 포함해 20여 명이 출석하는 교회로는 종탑 복구와 사택 재건을 동시에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윤 목사는 “회복을 위해 간절한 기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