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 기아 ‘쇼메이커’ 허수가 아리와 판테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디플러스 기아는 2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5라운드 경기에서 DRX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디플 기아는 16승11패(+7)를 기록, 잔여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라이즈 그룹 1위를 확정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허수는 “힘든 경기였지만 승리해서 라이즈 그룹 1위를 확정짓고 POM으로 선정되기도 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순위가 확정됐다고 해서 남은 경기에서 실험 픽을 해본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어디까지 줄타기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는 알아보려 한다. 픽은 다전제 무대까지 여러 가지 무기를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디플 기아는 3세트에서 50분 동안 혈투를 벌인 끝에 겨우 이겼다. 허수는 “마지막까지 승기를 잡았다고 확신하기가 어려웠다. 상대가 시비르를 이용해 수성을 잘하다 보니 게임이 길어졌다”면서 “조합상 우리는 포탑을 칠 수 있는 게 징크스밖에 없었는데, 징크스의 움직임을 강제할 수 있는 노틸러스와 탈리야를 상대하다 보니 포탑 공성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리)와 요릭이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최대한 각을 벌려서 상대가 다각(多角)을 의식해야 하는 구도를 만들려고 했다. 막판에 시비르가 잠깐 앞으로 튀어나온 걸 응징하는 데 성공한 게 승리로 이어졌다”고 복기했다.
LCK 팀들은 왜 계속 아리를 쓰는가
허수가 이날 3세트에서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아리는 LCK에서 7연패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LCK 팀들과 미드라이너들은 여전히 주저 없이 아리를 고른다. 허수는 “요즘 아리는 탈리야 상대로 자주 나오는 것으로 안다. 아리 대 탈리야는 전통의 매치업이기도 하고, 아리가 탈리야 상대로 괜찮은 챔피언이다. 그래서 낮은 승률에도 불구하고 자주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수는 “요즘 미드라이너들이 쓸 만한 챔피언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드의 캐리력이 높은 메타도 아니어서 전체적으로 봐도 라이즈나 애니, 갈리오처럼 유틸성이 좋은 챔피언들로 픽이 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허수는 이날 아리로 악의가 아닌 어둠불꽃 횃불을 사는 아이템 트리를 선택했다. 그는 “아리를 잘 쓰기 위해 연구하다가 솔로 랭크에서 ‘아리 장인’이 횃불과 우주의 추진력 빌드를 쓰는 걸 보고 영감을 받았다. 악의가 좋은 판과 횃불·우추가 좋은 판을 구분 지어놓았다. 이번 판에선 징크스와 ‘투 딜’ 조합을 짜는 게 낫다고 봤다”고 말했다.
LCK 팀들은 왜 판테온을 푸는가
아리와는 반대로 한동안 OP 챔피언 중 최고봉, 레드 사이드의 고정밴이었던 판테온이 최근 경기부터 서서히 밴 되지 않고 풀리고 있다. 이날 1세트에선 레드의 DRX가 판테온을 밴 하지 않고, 블루의 디플 기아도 상대에게 넘겨주는 신선한 밴픽 구도가 나왔다.
허수는 판테온의 노 밴 유행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팀들끼리 스크림을 하면서 데이터를 쌓는다. 새 패치 버전에서 판테온이 정글링 속도 너프를 받았다. 그 영향으로 팀들이 판테온을 (밴하지 않고) 풀어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수는 “요새는 레드에서 아지르와 유나라가 고정 밴이다. 아지르·유나라·판테온 3개가 고정 밴이 되면 레드에서 밴픽을 이길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팀들이 우선 판테온을 풀어보는 것 같고 우리도 그런 방법을 시도해보는 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루에서 판테온을 넘겨준 건 여전히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