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방비 늘어나는 흐름…한·미 간 협의 중”

입력 2025-08-22 18:28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통령실이 양국이 국방비 증액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방미를 앞두고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동맹의 현대화라는 개념에 따르면 국방비도 지금보다 늘어나는 흐름 속에 있다”며 “한·미 간에 그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또는 미국이 구체적인 국방비 증액 수치를 밝힌 바 있느냐’는 질문에 위 실장은 “대체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하나의 전례가 되고 있어 이를 참고하며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는 지난 6월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대로, 국방비 지출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 2%에서 GDP 5%로 증액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를 참고하겠다는 의미다.

위 실장은 그러나 “그 이슈가 독립된, ‘스탠드 얼로운’ 이슈라기보다는 그와 연동돼 있는 다른 협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 실장은 앞서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더 많은 기여를 함으로써 우리의 군사적 역량을 키워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동맹의 새로운 협력 분야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 원자력과 조선업,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 국방과 연구개발(R&D) 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에 대해 “오래된 현안으로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진전을 만들어보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국방비 증액에 일정 부분 화답하면서 미국과 원자력발전이나 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협업, 그리고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평화적 핵 이용 권한 확대를 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인 지난 21일 공개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동결·축소·비핵화’라는 ‘비핵화 3단계’ 구상에 대해 한·미 간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의 접근법이 북핵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한·미 사이에 이런 논의가 있었고, 대체적으로 기본 개념 간에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북한 비핵화 프로그램에서 제공될 제재완화 방안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지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들어갈 수 있는 이슈”라고 전했다.

위 실장은 또 한·미 간 원자력 분야 협력 방안의 정상회담에서 논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AI를 위해 전력을 많이 생산해야 하고, 전기를 생산하려면 원자력이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이기에 미국 내에서도 관심이 많고, 우리나라는 원전 건설에 경쟁력이 많은 나라라 원전 협력에 대한 논의가 있다”며 “어디까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동 가능성도 언급됐다. 위 실장은 “두 정상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렇게 되면 회동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