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해달라”던 건진법사… 특검 부르자 “건강 사유 불출석”

입력 2025-08-22 15:23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 21일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있는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웨스트빌딩에서 대기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전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심사 포기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21일 구속된 직후 김건희 특검의 첫 소환조사에 불출석했다. 전씨는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서 예정됐던 대면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전날 구속된 전씨는 건강상 이유로 조사받기가 어렵다며 특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전씨에게 오는 25일 소환을 통보했다.

전씨는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씨는 지난 20일 특검에 “구속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전씨는 특검에 “빨리 구속해달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특검은 전씨가 2022년 4∼7월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서 62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총 2000만원 상당의 샤넬백 2개 등을 전달받고 김 여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일교 교단 현안 청탁이 이뤄졌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청탁 내용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의 YTN 인수 등이 포함됐다.

전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서 목걸이와 가방 등을 받은 것은 맞지만 이를 잃어버렸고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전씨는 전날 JTBC 인터뷰에서 “(목걸이를) 정말 잃어버렸느냐”는 질문에 “단 한 번도 (진술에) 변함이 없었다. 어찌 됐든 재판 과정에서 이제 소상히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샤넬백에 대해 처음에는 “잃어버렸다”는 입장이었다가 이후 김 여사 측 유경옥 전 행정관에게 교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이 달라졌다. 이에 대해 전씨는 “진술이 바뀐 게 아니다”라며 “제 나이 정도 되면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든 나로 인해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있다”며 “나 역시도 그 이상의 고통을 당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 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당시 기도비 명목의 돈을 받고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공천 관련 청탁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씨는 윤 전 본부장과 함께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입당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