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주체인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구속됐다. 이에 특검팀의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전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발부 사유로 밝혔다.
전씨는 앞서 “구속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전씨 측은 “본인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초를 겪는 상황을 견딜 수 없고, 당연히 본인도 잘못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구속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전씨는 2022년 4~8월쯤 통일교 측으로부터 ‘김건희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과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후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해준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구속기소된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청탁성 요구로 금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청탁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과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2년 6월 지방선거 전 여러 유력자로부터 기도비 명목의 금품을 받고 공천 관련 청타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에게 전달해준 혐의도 있다. 아울러 2022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전씨의 신병 확보로 머지않아 보강 조사를 벌이기 위해 그를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구속된 김 여사와 대질신문할 가능성도 나온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