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왕’ 김수지(29·동부건설)가 본격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처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자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수지는 21일 경기도 포천의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5억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아 8언더파 64타를 쳤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이다연(28·메디힐)과 함께 공동 2위다.
리더보드 맨 윗자리는 이날 보기없이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코스 레코드인 10언더파 62타를 기록한 김민솔(19·두산건설)이다.
김수지는 메이저 대회 3승을 포함해 KLPGA투어 통산 6승을 거두고 있다. 그 중 2023년 8월 말 한화 클래식을 제외한 5차례 우승이 죄다 가을걷이어서 ‘가을 여왕’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하지만 올해는 15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우승없이 6차례 ‘톱10’ 입상이 있다. 가장 최근 우승은 작년 10월 하이진로 챔피언십이다.
이날 김수지는 이다연, 박지영(29·한국토지신탁)과 함께 한 조로 플레이를 했다. 전반에 4타를 줄인 김수지는 후반 들어서도 4타를 더 줄였다.
라운드를 마친 뒤 김수지는 “컨디션과 샷 감각이 모두 좋아서 수월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오전 조로 나가서 덥지 않게 한 것도 도움이 됐다”라며 “코스 상태가 놀랄 만큼 작년보다 깨끗하고 좋아져서 플레이하기가 더 좋았다. 여러 가지가 잘 맞아떨어져서 큰 위기 없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곧 처서가 다가온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전혀 몰랐다”고 웃은 뒤 “몸 상태는 상반기에도 좋았는데, 휴식기에 연습하며 컨디션을 많이 끌어 올렸다. 올해 US여자오픈도 다녀오고 바쁘게 보냈는데, 하반기에 접어드니 마음가짐이 아무래도 다른 것 같다”고 ‘가을 여왕’다운 자신감을 내보였다.
김수지는 대회 코스와의 찰떡궁합을 앞세워 시즌 첫 승을 향한 강한 자신감도 내보였다.
그는 “어려운 코스를 좋아하는데 이 코스와도 잘 맞는 것 같다”며 “올해는 상금이 늘어서(지난해보다 총상금 1억원 증액) 선수들이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많이 하고 온 것 같다. 나도 오늘의 감각을 계속 유지해 좋은 경기를 이어가고 싶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최근 출전한 5경기에서 4차례나 ‘톱10’에 입상할 정도로 샷감이 달아 오른 이다연도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아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반면 작년 공동 다승왕 박지영은 보기 1개에 버디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쳐 이다연과 김수지에 6타 차이로 밀렸다.
이런 가운데 KLPGA투어 다승인 통산 20승 도전에 나선 박민지(27·NH투자증권)는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버디 7개를 골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쳐 선두를 4타 차이로 추격중이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