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가 재정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일부 시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시가 직접 반박에 나섰다.
강현석 의정부시 부시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특화재원인 특별회계를 일반재정처럼 마구 쓸 수 없는데도 이를 의도적으로 왜곡해 시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의정부 시민은 결코 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부시장은 먼저 최근 논란의 중심인 순세계잉여금의 의미를 짚었다. 그는 “순세계잉여금은 단순한 남는 돈이 아니라, 상하수도·소각장 같은 필수 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반드시 적립해야 할 미래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민락2공공하수처리시설(1249억원)과 신규 소각장(2103억원) 건립 등 2026년부터 대규모 투입이 예정돼 있어 현재 확보된 재원도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정 집행 효율성에 대해서도 수치를 들어 반박했다. 의정부시 일반회계 기준 전년도 불용률은 약 3.3%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균(5.04%)보다 1.5배 낮았다. 강 부시장은 “그만큼 알뜰하게 운영해 낭비를 최소화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재정 건전성 지표인 채무비율 역시 전국 평균보다 양호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철도, 도서관 건립 등 이미 진행 중인 필수 사업을 위해 불가피하게 지방채를 발행했지만, 우리 시 채무비율은 3.41%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며 “정부자금 전액 조달 또는 최저금리 조건 발행으로 불필요한 금융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조달 과정에서 금리 절감 방안을 검토했고,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등 조건을 유리하게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부 시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순세계잉여금이 높은 지자체에 교부세를 줄여야 한다는 발언은 곧 의정부시민에게 피해를 초래하는 것”이라며 “재정자립도가 22.1%에 불과한 상황에서 국고 지원을 이끌어내야 할 시의원이 국민적 불이익을 거론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왜곡된 주장으로 의정부시와 1700여 공직자의 노력이 무능함으로 치부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강 부시장은 끝으로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넘어 지역 발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정부시는 1인당 GRDP와 지방세 규모 모두 경기도 내 최하위 수준인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다”며 “공업물량 배정, 규제 완화,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현실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행부와 시의회가 협력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정진호 의정부시의원은 지난 6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해 순세계잉여금이 1293억원인데도 굳이 지방채 547억원을 발행했다”며 “곳간에 돈을 쌓아놓고도 빚을 내는 등 재정 운영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의정부시 결산을 보면 순세계이영금이 1293억원이나 남았다. 애초에 예산에 편성조차 하지 않은 돈”이라며 “순세계잉여금 비율이 높은 지자체에 교부세를 덜 배정하면 쌓아 놓고 쓰지 않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