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야” 대청호 녹조로 몸살

입력 2025-08-20 10:42 수정 2025-08-20 14:48

집중호우 이후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녹조가 확산하고 있다.

충북도는 대청호 청주 문의수역과 보은 회남수역에 발령됐던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지난 14일 ‘경계’ 단계로 격상됐다고 20일 밝혔다.

녹조는 육상의 질소·인 같은 영양염류가 빗물에 씻겨 유입된 뒤 수온이 상승할 때 유해 남조류가 번성해 발생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는 수중 생태계를 구성하는 필수요소지만 과다 증식할 경우 악취를 일으키고 수질을 악화시켜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올해 대청호 녹조는 지난달 하순부터 번지기 시작했다. 집중호우로 다량의 영양물질이 유입됐고
수온이 높아지면서 조류 발생 최적 조건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조류경보 관심 단계는 남조류가 2주 연속 1000cells/㎖를 넘을 경우 발령되고, 1만cells/㎖ 이상으로 올라서면 경계 단계로 높아진다. 100만 cells/㎖ 이상이면 최고 단계인 대발생이 발령된다. 조류경보제가 도입된 1998년 이후 대청호에 조류경보 대발생이 발령된 적은 전무하다.

녹조가 심상찮은 기세로 번지면서 수질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는 녹조가 상대적으로 심한 댐 상류에서 조류 차단막(5곳)과 수중 폭기시설(공기 공급장치) 33기, 수면포기기(물 순환 장치) 36기를 풀가동하면서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도 상수원 수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조류경보 격상 이후 문의 취수장의 취수 지점을 수중 14m 아래로 낮추고 냄새와 독소 물질 모니터링을 강화한 상태다. 옥천군과 보은군 등도 대청호 유입 하천에 대한 오염원 관리를 강화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악취와 미관상 좋지 않지만 조류의 영향이 없는 심층수를 취수하고 있어 식수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가 와서 녹조가 씻겨가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