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정 추진 배경에 대해 “천국”을 언급했다. 전쟁을 멈춰서 많은 사람을 살려 천국에 가고 싶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거론하던 중 갑자기 “내가 일주일에 700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며 “내가 잘 못 하고 있다는 말도 듣고 있다. 난 정말 밑바닥(bottom of the totem pole)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내가 천국에 갈 수 있다면 이게(우크라이나 평화) 그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인도와 파키스탄 문제에서도 많은 목숨을 구했다”며 “그 외에도 여러 (평화) 협정을 체결했다. 여섯 개, 사실 일곱 개”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과거 부모를 언급하며 천국을 거론한 적 있다. 트럼프는 2023년 34건의 형사 혐의로 기소된 이후 열린 한 유세에서 “나는 아름다운 우리 부모님이 지금 천국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저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그들은 ‘내 아들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유세에서는 “난 우리 엄마가 천국에 계신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 아빠에 대해서는 100% 확신하지 않지만 그도 천국에 가깝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천국 발언이 농담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평화 합의를 중재하려는 영적인 동기가 있는지 묻는 말에 “대통령이 진지했다고 생각한다. 난 대통령이 천국에 가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이 방에 있는 우리 모두도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이렇게 깊이 성찰하며 자신을 낮추는 말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트럼프는 지난여름 죽음을 가까이서 경험했던 일(버틀러 피격)을 자주 이야기했고 그것이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말해왔지만 자신의 유한성을 인정하는 것은 여전히 흔치 않은 일”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79세인 트럼프는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서글픈 감정을 드러낸 적이 있다. 그는 78세 생일 당시 “사실 어느 순간부터는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게 된다”며 “그냥 그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척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오래 사셨고 어머니도 오래 사셨다. 그분들은 행복했고 훌륭했다”며 “어쩌면 우리도 오래 살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