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과 관련해 미국의 ‘공중 지원’을 거론했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우크라이나 영토에 미군 주둔은 배제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보 문제에 있어서 그들(유럽)은 지상(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하려 한다. 우리는 그들을 돕고 싶다”며 “아마도 공중 지원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미국)처럼 그런 장비를 가진 나라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의가 이뤄진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안보 보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상군을 파견하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바깥에서 공군력을 지원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해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외부에 항공기를 배치해 유럽군을 보호할 수 있다”며 “유럽군이 공격을 받을 경우 전투기를 파견하거나 평화협정 감시를 위한 드론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미군 수송기로 유럽군과 장비를 수송하고, 유럽군에 방공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유럽군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국경이나 전선이 아닌 공항이나 군사 시설 등 전략적 요충지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악시오스는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미국·유럽·우크라이나 3자 위원회가 구성됐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위원회를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의 기대처럼 러시아가 유럽 군대의 우크라이나 주둔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군사 부대 파견을 포함한 어떤 시나리오도 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안 된다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그는 “어떤 형태의 안보 보장은 필요하지만 나토 가입은 아니다. 그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며 “당신이 러시아라면, 적이 바로 국경 앞에 있는 걸 원하겠나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또 미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방어하기 위해 파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내가 보장한다. 내가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과 관련, “푸틴이 잘해주길 바란다. 젤렌스키도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젤렌스키는 어느 정도 유연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 만약 잘 된다면 내가 3자회담에 참여해 일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3자 회담 장소와 관련해서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가 거론되고 있다. 폴리티코는 “비밀경호국이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에서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며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1기 때부터 가까웠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과 젤렌스키의 양자 회담과 관련해 “다양한 옵션”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서로 만나서 대화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따라서 우리(미국) 안보팀과 두 나라가 그렇게 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관련해 “대통령은 안보 보장이 지속적인 평화를 보장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의 국가안보팀에 유럽의 우리 친구들과 협조하라고 지시했다”며 “또한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와 협력하고 논의하는 것도 계속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는 푸틴과 젤렌스키의 정상회담에 대해 수용 여부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을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전문가 수준에서 시작해 필요한 모든 단계를 거쳐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