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발견된 ‘형광 파랑’ 속살 멧돼지…‘이것’ 때문

입력 2025-08-20 07:30 수정 2025-08-20 10:07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형광 파란색 살을 가진 돼지. 영국 데일리메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멧돼지의 살과 지방이 ‘형광 파란색’으로 변하는 기이한 사례가 잇따르자 당국이 오염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운티 일대에서 주민들과 사냥꾼들이 파란색으로 변한 멧돼지를 발견하고 당국에 신고했다.

현지 야생동물 통제 업체 대표 댄 버튼은 “그냥 약간 파란색이 아니라 선명한 네온블루였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이 같은 현상은 살서제 ‘디파시논(diphacinone)’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디파시논은 쥐나 다람쥐 등 설치류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농가와 기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화학물질로 일반적으로 형광 색소가 포함돼 있다.

멧돼지가 미끼를 먹거나 중독된 설치류를 섭취하면서 체내에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CDFW)는 사냥꾼과 주민들에게 “형광 파란색 고기를 발견하면 절대 섭취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한다”며 “독극물은 조리 후에도 남아 있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 모두 중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파시논은 체내에서 심각한 내출혈을 유발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성 물질이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치명적 용량에 도달하려면 여러 차례 섭취가 필요하지만 오염된 고기를 먹은 사람이나 동물은 무기력 등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잡힌 멧돼지의 체지방이 형광 파란색으로 변한 사례가 보고됐다.

2018년 조사에서는 야생 멧돼지의 약 8.3%에서 살서제 잔여물이 검출됐다.

이후 캘리포니아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2024년부터 디파시논 사용을 금지했으나 최근 몇 달 동안 유사한 신고가 이어지면서 현지 보건 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몬터레이 카운티 전역에 관련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