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까지 연행된 중국 교회 급습… ‘7년째 계속되는 악몽’

입력 2025-08-20 07:30 수정 2025-08-20 07:38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당국이 기독교 교회에 대한 탄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MK·대표 현숙 폴리 목사)가 20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경찰 80명이 동원된 대규모 교회 급습 사건이 발생했다.

VOMK는 이달 초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있는 시온교회의 지교회에 경찰관 80명이 급습해 예배에 참석한 성인 21명과 어린이 6명을 강제 구금했다고 밝혔다. 시온교회는 베이징의 대형교회로 ‘에스라 목사’로도 알려진 조선족 목회자 진밍리 목사가 담임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1500명 이상이 모이던 대형교회였다. 하지만 2018년 9월 중국 당국에 의해 건물이 강제 폐쇄되고 모든 활동이 금지됐다.

그러나 교회는 굴복하지 않았다. 야외나 성도들의 집에서 소규모로 모임을 이어갔고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혐의로 교회 지도자들을 주기적으로 구금해왔다.

이번 급습에서 특히 충격적인 것은 구금 과정의 잔혹함이다. 구금된 교인 중 잔거라는 젊은 여성은 우울증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 경찰관 5명에게 잔혹한 심문을 당했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은 그녀에게 수갑을 채웠고 집을 수색해 종교 서적들을 압수했다. 잔거씨는 결국 ‘금지된 단체 활동’이라는 혐의로 12일간 구금과 500위안(약 9만 5천원) 벌금을 선고받았다.

이번 자싱시 급습은 충칭 항저우 닝보 구이양 등 여러 지역의 시온교회 지교회들이 연쇄 급습당한 이후 벌어진 것으로 중국 당국의 조직적이고 전면적인 탄압을 보여준다고 VOM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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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온 교회는 굴복하지 않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거의 7년 전 교회 활동을 금지당하고 건물도 폐쇄됐지만 시온교회는 영적으로 계속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밍리 목사는 급습 이후 발표한 공개 기도 편지에서 “주님께서 고난받으시면 우리도 주님과 함께 고난받는다”며 “교회는 2천 년 동안 똑같은 공격을 받았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자녀들은 약속하신 평화와 기쁨과 승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온교회는 공개 기도 편지를 통해 이번 급습에 대해 “시민의 종교적 신념과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 사례”라고 강력히 규탄하며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