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 30주년 예장통합 여성총대 3.8%…합동은 ‘여성안수’ 제한?

입력 2025-08-19 16:46
김영실 부천교회 목사가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110회기 여성총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57명에 3.8%.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김영걸 목사) 제110회기 전체 총회대의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다. 지난해 43명보다 14명이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소수다. 예장통합은 여성 목회자 안수 법제화 30주년을 맞아 여성 리더십 향상에 관한 성과가 언급되고 있으나 총회 의사결정 구조에서 여성 대표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성 목회자 안수 자체를 반대하는 예장합동은 이에 관한 규정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예장통합 총회는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110회기 총회 여성 총대 간담회’를 열고 여성 리더십 향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제도적 논의가 실제 현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김순미 총회여성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여성 총대는 43명이었고 올해는 역대 최다인 57명이지만, 전체 총대 1500명 가운데 5%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만약 모든 노회가 여성 1명씩을 세운다고 해도 69명 정도에 그치는데, 이 역시 4%대 초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회에서 꼭 한두 사람이라도 더 여성 총대를 세워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국여교역자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김영실 부천교회 목사는 “여교역자들이 임신하면 사역을 그만둬야 하고 교회가 그들을 끝까지 붙들어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다”면서 “교역자의 자녀들도 교회 안에서 사랑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교회마다 여교역자들을 향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걸 총회장은 “여성총대가 역대 최다로 늘어났지만, 숫자에 만족하기보다 말씀과 기도, 성령 충만으로 교단과 한국교회를 섬기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오늘의 교회와 총회에도 드보라와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여성총대들이 말씀과 지혜, 성령 충만으로 교회를 섬겨 한국교회를 다시 세우는 귀한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1995년 여성 목회자 안수를 허용하며 제도적 문을 연 예장통합은 여성 리더십 확대를 위한 후속 논의를 이어왔다. 예장통합 여성위원회는 지난해 제109회 총회에서 ‘여성 총대 할당제’를 헌법 개정안으로 청원했다. 노회에서 총대를 10명 이상 파송할 경우 최소 1명 이상 여성(목사·장로 포함)을 의무적으로 총대에 포함하자는 게 골자다. 평신도위원회 역시 여성 장로 할당제를 청원했다. 두 안건은 모두 헌법위원회로 이첩돼 연구 중이며, 이르면 제110회 총회에서 방향성이 정해질 전망이다.

반면 예장합동(총회장 김종혁 목사)은 여성 목회자 안수 자체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헌법 개정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여성강도사관련헌법개정위원회와 여성사역자특별위원회는 지난 6월 연석회의를 열고 총회 헌법 정치 제4장 제2조 일부 문구 수정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목회자의 자격을 ‘만 29세 이상인 자’에서 ‘만 29세 이상 남자로 한다’고 수정키로 제안했다. 여성에게 강도사의 길은 열어 주었지만, 목회자 안수는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총신신대원 여동문회장 박경순 전도사는 “헌법이 개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이날 논의된 개정안이 총회에서 통과될 수 있어 우려된다”며 “목사 안수에 대한 부분을 주장하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강도권에 대한 논의마저 사라질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총회 임원들과 제110회 총회 여성 총대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다.

글·사진=김동규 박윤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