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산성 ‘거제 수정산성’ 국가 사적 지정 예고

입력 2025-08-19 15:02
‘거제 수정산성’이 국가 사적 지정 예고됐다. 경남도 제공

조선 후기에 세워진 마지막 산성으로 알려진 ‘거제 수정산성’이 국가 사적 지정 예고됐다.

경남도는 거제시 거제면에 위치한 도 기념물 ‘거제 수정산성’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19일 밝혔다.

거제면 동산리와 서상리 경계에 있는 수정산(해발 143m)에 위치한 거제 수정산성은 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성벽을 둘러쌓는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성벽 전체 둘레는 약 450m에 이른다.

서문 밖 명문석에는 ‘옥산금성-동치십이년계유삼월일설(玉山金城 同治十二年癸酉三月日設)’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고, 통제영계록(統制營啓錄)과 거제군읍지(巨濟郡邑誌) 등 문헌에서는 수정산성(水晶山城)으로도 확인된다. 이번 지정 예고 명칭은 경남도의 신청을 반영해 ‘거제 수정산성’으로 정해졌다.

그동안 11차례 발굴조사 결과 신라 시대 초축 성벽 위에 수·개축된 고려와 조선 시대 성벽이 잔존하고 있어 우리나라 성곽 축조기술의 변천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성내에서 조사된 건물지와 동서문지의 양호한 잔존 양상은 조선후기 성곽 구조와 축조수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성벽의 최종 수축 연대는 성내에 건립된 ‘수정산성축성기(水晶山城築城記)’ 비석을 통해 고종 10년(1873년)임을 알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축성 관련 기록이 1871년 김해 분산성 수축을 끝으로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록을 통해 축성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우리나라 산성 중에서 가장 늦게 시기에 축성된 ‘마지막 산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고종 10년, 1873년 당시 외세의 침입에 대비해 조정의 지원 없이 거제부사 송희승과 거제도민들의 힘만으로 쌓았다는 점에서 희소성과 상징성, 역사적 가치가 갖췄다는 평가다.

김석환 경남도 전문경력관은 “이번 지정 예고는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충분히 입증된 도 지정 문화유산을 국가 사적으로 승격 지정 신청해 이룬 성과”라며 “앞으로도 도내 우수한 문화유산을 지속 발굴해 국가지정유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적 지정 예고는 30일간의 각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