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가 북극항로 개척 사업의 실행을 전담할 상설 조직 ‘북극항로 종합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지난 6월 말 출범한 ‘북극항로 개척 TF’가 중장기 전략 수립에 집중했다면 센터는 이를 실제 사업으로 옮기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북극항로는 부산~로테르담 구간 거리를 최대 37% 단축하고 평균 10일 이상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연료비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최근 수에즈 운하 마비, 홍해·호르무즈 해협 긴장 등 기존 남방 항로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대체항로로서 가치가 더 주목받고 있다.
해진공은 북극항로 개척을 수도권 중심 물류 구조를 넘어 동남권 해양 금융·물류 거점 육성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부산항·울산항·경남 조선산업을 결합해 극지 운항 선박 건조, 항만 운영, 친환경 연료 공급까지 아우르는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지역 기업과의 상생 구조를 마련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센터의 핵심 역할은 북극항로 개척 기금 조성, 에너지 화물 중심의 다선종·다항차 운항과 정기선 노선 구축, 정보 플랫폼 구축 및 선박 안전 위기 대응 시스템 마련 등이다. 이를 통해 극지 운항 선박 도입, 거점항만 투자, 친환경 연료 인프라 확충 등 필수 기반을 지원한다.
센터는 해상공급망기획단장을 지낸 정영두 단장을 비롯해 해양 금융 전문가, 전문 해기사 출신 등 7명으로 구성됐다. 현재 경제성 분석, 기금 설계, 잠재 화물 발굴,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 작업에 착수했으며, 향후 국제 협력 채널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안병길 사장은 19일 “이번 조직 신설은 단순한 구상을 넘어 실행으로 옮기는 출발점”이라며 “북극항로 개척을 통해 동남권이 세계로 뻗어가는 해양 금융·물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