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우도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대흥란이 대규모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인 우도 일대에서 식물상 조사를 진행하던 중 대흥란 자생지를 발견하고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4500개체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대규모 군락지임을 확인했다.
대흥란은 난초과 보춘화속에 속하는 다년생 무엽란이다. 광합성 대신 다른 생물의 유기물을 분해해 영양분을 얻는 부생식물이다. 포도송이처럼 생긴 총상꽃차례에 7~8월 2~6개의 연한 홍색 꽃이 핀다.
열매가 맺힐 때 꽃줄기와 열매가 녹색으로 변하며, 완전히 익으면 까맣게 마른다. 전남 해남군 대흥사 일원에서 처음 발견돼 ‘대흥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제주 본섬에서만 발견되던 대흥란이 부속섬에서 자생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제주 부속섬에서 확인된 환경부 멸종위기식물은 지네발란, 솔잎난, 파초일엽 등 3종이다.
이번 우도 조사에서는 대흥란과 함께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삼백초, 산림청 멸종위기 취약종인 덩굴모밀, 덩굴민백미꽃, 기생식물 초종용 등도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국제보호지역의 학술적 가치 발굴을 위해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와 일반명소를 중심으로 식물상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관련 기관과 대흥란 자생지에 대한 장기 조사와 종합 연구를 추진해 멸종위기식물 생태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