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35㎞ 음주차량에…군인 아들 마중가던 어머니 사망

입력 2025-08-18 15:18

술을 마시고 무면허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2명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당시 제한 속도를 크게 웃도는 과속 운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18일 인천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창경)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4)의 구체적인 공소사실을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로 제한속도 시속 50㎞ 구간에서 시속 135.7㎞로 벤츠 승용차를 몰면서 역주행했다”며 “정상 신호에 따라 주행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강하게 충격했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게 했다”고 밝혔다.

법정에 나온 A씨의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A씨와 함께 기소된 B씨(24)도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사고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A씨의 변호인은 법원에 “피해자와 합의하려고 하는데 조금 더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재판부가 “사안이 중해서 시간을 드리더라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피고인이) 합의할 능력이 있느냐”고 묻자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부모님 형편이 어렵긴 한데 최대한 노력을 해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A씨는 지난 5월 8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중앙선을 침범해 승용차를 몰다가 마주 오던 SUV를 들이받았다. A씨는 이 사고로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20대와 SUV 운전자인 60대 여성 C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당일 휴가를 나오는 군인 아들을 데리러 군부대에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 정지 기간인데도 재차 술을 마시고 무면허로 승용차를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인 0.136%였다. A씨는 보험 사기 범행으로도 재판에 넘겨져 최근 징역 2개월을 선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