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요 교단 지도자들이 기존의 일방적 선교방식에서 벗어나 현지교회 중심의 ‘동반자 선교’로 근본적 전환을 이루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 선교 생태계 변화를 위한 총회장 특별담화문’을 발표하며 동반자 선교로의 대전환을 선포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혁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김영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박병선 예장합신 총회장 등이 참석해 각각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번 담화문 발표는 KWMA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주요 교단장들을 초청한 간담회를 통해 준비됐다. 특히 지난달 한교총 상임회장단 간담회에서는 통일 후 북한교회 회복과 선교 현장에서의 동반자 선교의 중요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안성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을 대신해 발표한 모두발언에서 “각 교단의 총회장들이 선교 현장의 심각성을 나눴고 선교지 상황에 깊이 공감했다”며 “이는 교계 리더로서 한국 선교의 현장을 생각하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선교의 방향을 제시하는 귀한 모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담화문은 한국 선교가 직면한 세 가지 주요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동반자 선교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김종혁 한교총 대표회장은 “21세기 세계 기독교의 지형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선교의 중심축이 남반구로 이동한 상황에서 더 이상 우리가 ‘보내는 자’만이 아니라 비서구 교회와 함께 걷는 동역자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체적 실천강령으로는 사역의 주도권을 현지 교회에 두고 제자 사역에 집중하며 교회 밖 세상을 향한 선교로 나아갈 것 등을 제시했다.
두 번째는 이단 대응 체계 구축이다. 김영걸 예장통합 총회장은 “1세대 선교사들이 피땀으로 세운 복음의 터전이 이단 침투로 분열되고 선교지 교회와 지도자, 그리고 성도들이 심각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지난 10년간 급속히 늘고 있다”며 “선교지 이단 대처는 특정 교단이나 단체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선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다음세대 선교 동원이다. 박병선 예장합신 총회장은 “1990년대 한국 선교사 10명 중 7명이 20~30대였으나 오늘날 그 비율은 7%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청년이 없는 교회, 청년이 없는 선교는 곧 내일이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사무총장은 “이번 담화문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시대적 위기를 돌파하고 복음의 불꽃을 다시 타오르게 하기 위한 결단의 외침”이라며 “현장 선교사들이 더 건강하고 지속할 수 있는 선교 사역을 펼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