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라’박성현이 돌아왔다…포틀랜드 클래식 공동 7위 “자신감 찾았다”

입력 2025-08-18 11:44
18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공동 7위에 입상한 박성현. AFP연합뉴스

박성현(31)이 전성기 때에 버금가는 샷감을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6년 만에 ‘톱10’에 입상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6497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에서다.

박성현은 대회 마지막 날 보기는 2개에 그치고 이글 1개와 버디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박성현은 후배 유해란(24·다올금융그룹)과 함께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상금은 8만6250달러(약 1억 1946여만 원).



박성현이 LPGA투어 대회에서 10위 이내 순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9년 8월 AIG 여자오픈 8위 이후 6년 만이다.

박셩현은 트레이드 마크인 가공할만한 장타를 앞세워 2015년부터 2년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정상으로 군림했다.

2년간 10승을 수확하고 2017년에 LPGA투어로 건너가 루키 시즌 2승, 2018년 3승, 2019년 2승을 거둬 세계랭킹 1위를 꿰차기도 했다. 그 중 2017년 US여자오픈, 2018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등 2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도 있다.

그런 활약에 힘입어 2017년 LPGA투어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 상금왕을 석권했다. 신인이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휩쓴 사례는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박성현이 두 번째였다.

하지만 박성현은 2019년 하반기부터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19개 대회에 출전해 10개 대회에서 컷 탈락하는 처참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손목 부상 등의 이유로 메디컬을 신청해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다. 올해 투어로 돌아왔으나 별반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11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가 2차례 뿐이었다.

그랬던 그가 이번 대회에서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불꽃타를 날렸다. 2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부진한 것을 제외하곤 첫날 7언더, 3라운드 3언더, 그리고 마지막날 또 다시 7타를 줄였다.

특히 마지막날 전반 9홀에서는 ‘긴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맞아’라는 의구심이 들정도로 한껏 물오른 샷감을 과시했다. 보기는 1개로 줄이고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 6타를 줄인 것.

모멘텀이 있었다. 이달 초 제주도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공동 11위에 입상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한 것. 당시 대회를 마친 뒤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는 그의 말이 허투루 한 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셈이다.

박성현은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초반에 경기가 뜻대로 잘 풀렸다”며 “후반 9홀에서는 짧은 퍼트를 놓치는 실수가 있었다.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때 2위까지 오르며 선두 경쟁에 나서기도 했던 박성현은 “타수에 신경 쓰기보다 매 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라며 “경기를 치르면서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톱10’ 입상으로 박성현의 CME 포인트 순위는 147위에서 111위로 올라섰다. 올해까지인 LPGA투어 출전 자격을 유지하려면 올 시즌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 대회에서 CME 포인트 순위를 80위 이내로 끌어 올려야 한다.

한편 대회 우승은 쌍둥이 자매 언니 이와이 아키에(일본)가 차지했다. 이와이는 마지막날 6타를 줄여 최종합계 24언더파 264타로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획득했다.

언니에 앞서 동생 이와이 치사토는 지난 5월 리비에라 마야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LPGA 투어에서 자매 챔피언은 안니카-샬로타 소렌스탐(스웨덴), 에리야-모리야 쭈타누깐(태국), 제시카-넬리 코다(미국) 자매에 이어 이번 이와이 자매가 통산 네 번째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