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지난 11일 서울 서머셋 펠리스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만나 평양심장병원 건축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고 18일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공사가 중단된 지 15년 만이다. 당시 공정률은 약 70%였으며, 향후 정부와 북한 당국의 협의를 거쳐 재개 시점이 결정될 예정이다.
평양심장병원 건립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수용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같은 해 6월 조용기 원로목사가 개성을 방문한 뒤 연말부터 공사가 시작되었으며 이는 민간 차원의 대표적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북한 전체 사망 원인의 33%가 심혈관 질환이다. 이에 따라 평양심장병원 건립은 북한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치료와 수술을 제공하는 동시에 남북 보건의료 격차 해소에 기여할 상징적 협력 모델로 기대를 모았다.
이를 위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약 200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연면적 2만㎡, 280병상)의 병원을 건립하던 중,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2010년 천안함 사건과 5·24 조치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유엔, 북한 당국, 국제 의료단체와 협력하며 재개를 준비해왔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과 북한 핵개발로 인한 경제 제재가 이어지던 시기에도 평양심장병원 건축 재개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그 결과 2021년 10월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대북 제재 이후 처음으로 여의도순복음재단의 인도적 지원 활동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건축 자재와 CT·MRI 등 1254개 장비의 반입 제재가 면제되면서 2010년 5·24 조치 이후 멈췄던 공사가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이영훈 목사는 “평양심장병원은 단순한 건축사업을 넘어 북한 주민의 생명을 살리고 남북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용기 목사님의 북한에 대한 사랑이 담긴 병원이 하루빨리 완공돼 다양한 의료혜택이 제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외 심장병 환자들에게 무료 수술을 제공해 온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평양심장병원 설립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도 심장병 치료 기회를 확대하려 했다. 병원이 완공되면 남측 의료진과 전문 인력뿐 아니라 원목이 상주해 의료와 목회가 결합된 치유 사역을 펼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건강과 영적 회복을 함께 도모할 예정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