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1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법안 상당수를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지난 5일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법에 이어 방송문화진흥회법(MBC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방송 3법을 매듭짓고, 노란봉투법과 2차 상법 개정안까지 쟁점법안 4건을 모두 처리할 예정이다.
야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대응할 방침이지만, 범여권이 필리버스터마저 강제로 종료시킬 수 있는 의석수(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를 확보하고 있어 법안 처리를 저지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은 없다.
지난 6일부터 8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국회는 오는 21일 첫 본회의를 개최한다. 7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방송공사(KBS)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이어 MBC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송문화진흥회법이 상정됐다. 국민의힘이 곧바로 필리버스터로 응수했지만 당일 자정 회기가 종료되면서 필리버스터도 끝났다. 국회법상 국회 회기가 끝나면 필리버스터는 종결된 것으로 보고, 다음 회기에서 바로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21일 본회의 개의와 동시에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 표결이 가능하다.
방송문화진흥회법 표결 후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상정되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재개할 계획이지만 민주당은 이 역시 강제로 끝낸 뒤 표결을 강행할 방침이다. 국회법상 24시간이 지나면 표결로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다. 8월 임시국회에서도 ‘법안 상정→필리버스터 시작→필리버스터 강제 종결→표결 강행’이 반복되는 수순이다.
이에 따라 21일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 22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23일 노란봉투법, 24일 2차 상법 개정안 표결이 순차적으로 시도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늦어도 25일까지는 쟁점법안 표결을 모두 끝낼 계획이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22일 열리는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협의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민주당은 야당 일정과 상관없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17일 “쟁점 법안 처리에 따로 고려할 변수는 없다.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도중에도 의원 일부가 본회의장에 남아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본회의에서는 차명 주식거래 의혹으로 사퇴한 이춘석 의원의 후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선출도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은 검찰개혁 법안 통과의 핵심 관문인 법사위원장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후임으로 추미애 의원을 내정한 상태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다수 득표로 선출해 이변이 없는 한 추 의원이 선출될 전망이다.
김판 성윤수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