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의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지난해 6월 군 핵심 관계자들에게 비화폰을 통해 무인기 작전 진행 상황을 물어본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16일 오후 8시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함께 무인기 침투 작전을 논의하면서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과 비화폰으로 통화했다.
김 전 장관은 김 의장에게 무인기에 전단통을 부착하는 드론사의 실험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고, 김 의장은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여 전 사령관이 김 사령관에게 비화폰으로 연락해 김 전 장관을 바꿔줬고, 김 전 장관은 “무인기 실험을 준비하는 게 있다고 하던데 합참에 보고가 안 된 것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김 의장은 김 사령관에게 전화해 “준비 중인 무인기 실험이 있으면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했다.
김 사령관은 정광웅 합참 작전기획부장에게 연락해 김 의장에 보고할 일정을 잡고,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 일정을 알렸다고 한다. 이후 김 전 장관이 신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기록도 나왔다. 특검은 이날 하루 약 2시간 동안 김 전 장관과 여 전 사령관, 군 지휘부 사이에 오간 통화만 20여 건 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검은 군 지휘 계통에서 벗어난 김 전 장관이 민간인 신분으로 무인기 작전을 보고 받는 등 관여했다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사령관은 통화가 이뤄지고 사흘 뒤인 6월 19일 김 의장에게 무인기 작전을 보고했다. 김 의장이 이 자리에서 “전단통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넣는 것도 좋겠다”고 말한 진술을 특검이 확보한 상태다. 김 사령관은 7월 초쯤 신 전 장관에게도 무인기 작전을 보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사령관은 16일 통화 이후 김 전 장관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김 사령관 측은 가족 행사가 있어 인사 차원에서 만났을 뿐 무인기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