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략 광물 30종이 중국 등 특정 국가에서 절반 이상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쏠림 현상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15일 한국무역협회의 ‘글로벌 전략 광물 생산 편중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전략 광물 76개 중 30개는 특정 국가에 50% 이상 생산되는 ‘생산 편중 광물’이다. 전략 광물은 한 국가의 안보와 산업, 첨단 기술에 주요하게 활용되는 광물로 각국에서 정책적으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갈륨, 인듐, 비스무트 등 22개 품목의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소재인 갈륨의 생산 비중은 98.7%에 달했다.
브라질은 전세계 니오븀의 90.9%를 생산하고 있다. 니오븀은 산화니오븀이 되는 과정을 거쳐 배터리, 항공우주 등에 쓰인다. 이어 미국이 2종을,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러시아 등이 1종의 생산 편중 광물을 보유 중이다.
보고서는 “전략 광물은 산업·기술 안보와 직결돼 다수 국가가 정책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이들 8개 국가 중 칠레와 러시아를 제외한 6개국은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이 지난 2월 코발트 수출을 중단하자 수산화 코발트 가격이 84% 급등하기도 했다.
한국은 전체 생산 편중 광물 30개 중 절반인 15개를 이미 생산하고 있거나, 앞으로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나머지 15개 중 수입 금지 품목 3개를 제외한 12개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나이오븀, 마그네슘, 흑연, 희토류는 수입 의존도가 80%를 넘는다.
무역협회는 “전략 광물의 수출 통제 강화에 대비해 국내 비축 물량 확대와 함께, 과거 수익성 문제로 생산이 중단된 광물의 재생산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자국 기업의 희토류 생산 확대를 위해 최소가격 보장 정책을 시행 중인만큼 한국도 핵심 광물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 정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