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상경찰청장’ 임명…“워싱턴, 연방정부 지휘 받으라”

입력 2025-08-15 17: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DC의 경찰 지휘권을 접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의 치안상태를 문제 삼으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워싱턴 내 노숙자 텐트촌 철거 작업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팸 본디 법무장관은 이날 테리 콜 마약단속국(DEA) 국장을 워싱턴의 ‘비상경찰청장’으로 임명했다. 워싱턴 경찰청은 민주당 소속의 뮤리엘 바우저 시장이 임명한 파멜라 스미스 청장이 이끌고 있다. 이제 워싱턴 경찰청은 비상경찰청장인 콜 국장의 지휘하에 놓이게 된다.

워싱턴 경찰청의 이민 단속 정책도 폐지된다. 워싱턴은 뮤리엘 시장의 방침에 맞춰 체류 자격과 관련해 이민자를 체포하는 것에 협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연방 정부의 지침에 따라 법 집행에 나서야 한다. 본디 장관은 “향후 워싱턴 경찰청의 모든 법 집행은 콜 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숙촌 철거 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루스소셜에 “노숙자들은 즉시 떠나야 한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머물 곳을 제공하겠지만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될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글에서는 워싱턴이 “텐트, 불결함, 범죄가 생기기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였다. 곧 다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공공안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워싱턴 경찰국을 직접 통제 하에 두고 800명 규모의 주 방위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노숙자 텐트촌에서 생활하던 노숙자 일부는 자원봉사자 도움으로 짐을 싸서 떠났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노숙자 윌리엄 윌슨(66)은 WP에 “대통령이 같이 여기서 며칠 지내보면 좋겠다.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고 여긴 가족 같은 공동체”라고 말했다.

이날 광장 주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인권단체들은 경찰이 조만간 시내 전역에 있는 노숙자 텐트촌을 철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